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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수원시 영통구청 일대에서 한 시민이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다. 안전모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전동 킥보드를 운행시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 2024.7.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PM)가 일으키는 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8일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는 60대 부부가 뒤에서 달려온 전동킥보드에 치여 아내 A씨가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부부를 친 전동킥보드에는 고등학생 2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원동기 면허 미소지자로 조사됐다. 무면허는 물론 동승자가 있었던 것 모두 교통 법규 위반 사항이다. 면허도 없는 청소년이 어떻게 전동킥보드를 타고 공원을 활보할 수 있었을까. 원인은 면허 인증 법적 의무화가 진행되지 않아, 업체들의 무책임 속에 무면허 운전이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PM은 만 16세 이상부터 취득 가능한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이상 소지자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PM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수의 업체들은 10~20대가 주 이용층이기 때문에 수익 증대를 위해 면허 인증 없이도 회원가입 및 이용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인데, 이 때문에 전통킥보드 등이 도심의 흉기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오죽하며 킥보드와 고라니를 합친 '킥라니'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제도적 허점을 파고드는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9년에 447건에 불과했던 사고 건수는 지난해 2천389건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사망자 수도 2019년 8명에서 지난해 24명으로 증가했다. 주 이용층인 10대의 사고도 늘었다. 경찰청이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에 제출한 'PM 연령대별 사고·사망·부상 현황'을 보면 지난해 10대 청소년이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주행하다 적발된 사례는 2만68건이었다. 10대 이용자가 일으킨 사고 건수도 지난해 1천21건에 달했다.

규제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무면허자는 PM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업체 책임을 강화하면 된다. 하지만 규제 법안은 국회에서 잠들어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 마련에 나섰지만 기한 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언제 통과할지 알 수 없다.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지난달 PM 안전 이용환경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업체와 협력해 연령 및 면허 인증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문제다. PM 규제가 곧 국민 안전이다. 이제 국회가 일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