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의 노동자 순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은행 인천본부와 인천연구원이 개최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인천경제의 과제' 세미나에서 타 지역으로부터 인천시로 인구 유입은 늘어나고 있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의 노동자 순유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노동자 순유출이란 거주지가 인천이지만 타 지역으로 직장을 다니는 노동자를 말한다. 생활기반과 주거기능이 분리된 노동자 순유출은 기본적으로 도심지의 높은 주거비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조성한 수도권의 신도시가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도시 공간도 복잡해졌다. 인천시의 경우 경인철도와 경인고속도로를 축으로 시가지가 지속적으로 확대 팽창하여 부천과 서울 서남부와 연결되는 거대한 연담도시(conurbation)를 형성해왔다.
지난해 인천에서 제조업 노동자 4만8천명, 서비스업 노동자 16만5천명, 총 21만3천명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0년간 지속돼온 것으로, 2013~2023년 사이 제조업에서 연평균 2.2%, 서비스업에서 연평균 3.5%의 순유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지역내 노동자 고령화와 실질 임금도 하락했다. 젊은 노동자는 밖으로 나가고 저임금 고령자만 남게 되는 것이다.
노동자 순유출은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유발한다. 순유출의 결과 노동자의 거주지는 베드타운화한다. 개인적으로 출퇴근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출퇴근 인구의 증가로 인한 만성적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 도심 공동화 현상도 노동자 순유출로 인한 간접적 현상이다.
노동력 수급 차원에서의 대책은 일자리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20~40대 노동자의 순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세미나의 참가자들은 신기술을 이용한 신산업 유치를 통해 노동시장을 질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동력 수급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일자리 환경 개선책과 생산성이 높은 청년층과 고학력층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도시의 자족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함으로써 젊은 노동자를 유치하는 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