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자녀들 외면… 형량 높여야"
피해자 "아동복지법 위반 적용"
처벌 강화는 사회적 합의 필요
이혼 이후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나 몰라라'하는 나쁜 부모들에게 더 무거운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버티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출국금지 등 제재조치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인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 남편 A(38)씨에게서 2019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양육비 7천700여만원을 받지 못한 채 홀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B(38·여)씨는 지난 5월 재판 이후 양육비를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인천지법은 당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에게 징역 3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의미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판결 이후 한 달이 넘도록 B씨는 전 남편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 B씨는 "실형을 선고받은 날 법정에서 나와 (나한테) 매달 조금씩이라도 양육비를 보내겠다고 했다"며 "그때도 '그 말을 어떻게 믿느냐'며 언성을 높였는데, 역시나 어떠한 연락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된 뒤 처음 실형이 선고된 사건의 피해자 김은진(44·인천 부평구)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씨의 전 남편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두 아이의 양육비 9천6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1심에서 징역 3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도 양육비 지급 노력을 보이지 않아 지난달 항소심에서 1심보다 높은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여전히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9월부터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법원의 양육비 지급 이행 명령을 받고도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감치명령 없이도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요청, 명단 공개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감치명령은 양육비 미지급자가 이행 명령을 받고도 90일 이상 양육비를 미지급하면 최장 30일까지 구치소나 유치장에 가두는 것이다. 현재는 이행 명령과 더불어 감치명령까지 거쳐야 제재 조치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정부의 이번 방침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는 "실형을 받아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데, 제재조치 과정이 짧아진다고 해서 안 주던 양육비를 지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제재나 처벌이 너무 약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최대 형량은 징역 1년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피해자들은 아동복지법 위반(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혐의를 적용해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승현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피해자들 주장대로 형량을 아동복지법 수준으로 올리는 게 (양육비 지급을 위한) 현실적 방안"이라면서도 "형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형사재판에서 양육비 미지급자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사례가 더 쌓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