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모기업 합병
그룹내 구조조정 관측 지배적

中 내수 부진으로 감산 불가피
현대제철, 인력 감축 가능성도

한국지엠 미래 불투명한 상황
'신차 생산' 뚜렷한 해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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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인천석유화학, 현대제철, 한국지엠 등 인천에 본사를 둔 '대기업 3대장'이 올해 들어 실적 부진 장기화와 모기업 합병 등 경영 여건의 급격한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 SK인천석유화학은 최근 모기업의 합병 결정과 관련해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7일 SK E&S와의 합병을 발표했는데, SK그룹이 이번 합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계열사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섰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합병은 SK그룹의 배터리 사업 부문인 SK온을 살리기 위한 자구책 성격이 짙다. 그러나 계열사들 내에서는 일부 자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머지 계열사가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특히 석유·정유 부문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이유로 추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SK에너지 등 계열사들을 상대로 정유와 화학제품을 주로 판매해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인데, 실적 부진의 원인을 SK인천석유화학 내부에서 찾는 게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중국 내수 부진과 건설 경기 침체로 실적이 저조한 현대제철도 어수선하긴 마찬가지다. 애초 지난달 종료 예정이었던 인천공장 전기로 보수 공사가 이달까지 연장됐는데,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철근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철근 주요 시장인 중국의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자 철근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기간 공장 가동을 멈췄는데도 시장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감축 가능성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상황과 관련해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인력 감축이나 구조조정 관련 내용이 나온 것은 없다"면서도 "공장 보수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일부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2028년까지 신차 생산 여부를 확정해야 하는 한국지엠 역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인천 부평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에서 생산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생산이 종료되는 2028년 이후 생산될 차종이 늦어도 올해 중에는 결정돼야 하지만,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테이블에서 후속 차종 생산을 확실하게 보장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이 요구안에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아 교섭이 난항에 빠졌다.

한국지엠 본사인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 메리 바라 회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까지 100만대의 전기차 생산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밝히는 등 전기차 전환과 관련해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도 한국지엠에는 악재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GM의 입장을 요구하는 노조 지부장의 서한을 최근 메리 바라 회장에게 보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