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클라우드 오류'로 길게 늘어선 발권 대기 승객들
'MS 클라우드 오류'가 발생해 몇몇 항공사들의 발권·예약 시스템이 마비된 1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출발층 이스타항공 발권카운터가 발권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2024.7.19 /연합뉴스
 

그야말로 글로벌 IT대란이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세계 굴지의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보안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스 서비스 '애저'와 충돌을 일으켰다. 애저에 기반을 둔 항공사들의 전산망이 이른바 '블루스크린' 현상을 일으키며 일제히 마비되면서 전 세계 3천2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고, 3만편에 달하는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다. 또한 지구촌 곳곳에서 금융, 미디어, 의료, 물류, 기업, 행정 등 주요 서비스가 차질을 빚었다. 테슬라의 일부 생산 라인이 멈췄고, 파리올림픽 티켓 판매도 지장을 받았다. 사이버 보안업체의 사소한 기술적 오류가 전 세계를 연결하는 MS의 전산망을 마비시킴으로써 벌어진 일이다.

우리나라도 대란을 피해가진 못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일부 저가항공사들의 발권·예약 시스템과 온라인 홈페이지가 마비돼 인천국제공항에서의 31편을 비롯해 모두 90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다.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외국 항공사에서도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국내 온라인게임 서버가 먹통이 되고, 사무실 개인 PC의 오류 사례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자체 구축한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운영에 지장을 받지 않았으며, 차질을 빚은 항공사들의 전산망도 다음 날인 20일 새벽에는 모두 복구돼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은행과 증권업계 그리고 통신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에서 이렇다 할 피해가 보고되지 않은 점도 고무적이다.

클라우드는 초연결사회의 핵심 인프라다. 편리하고 경제적이지만 이번처럼 오류가 발생하면 전 지구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지난 2017년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AWS'가 4시간 동안 서비스 장애를 일으켜 전 세계 수만 개의 웹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등 이미 유사 사고를 몇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관련 업계가 이런 초연결사회의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중삼중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 말고 다른 방안은 없다. 언제 또다시 '블루스크린'의 공포가 덮쳐올지 모를 일이다. 자체 서버 또는 국산 클라우드로 네트워크를 분리한 주요 기관과 기업들은 피해를 입지 않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