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아리셀 화재 사고 29일째를 맞은 이날 유가족들이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조사에 박차를 가할 것을 노동부에 촉구했다.
22일 아리셀 화재 사고 29일째를 맞은 이날 유가족들이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조사에 박차를 가할 것을 노동부에 촉구했다.

“조카를 한국 땅에서 훨훨 태웠습니다.”

김신복(58)씨는 아리셀 참사로 조카 김재형(23)씨를 잃었다. 재형씨는 지난 4월 한국에 입국해 6월부터 아리셀 공장에 취업해 다니기 시작했다. 한국을 찾은 지 3개월만, 취업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재형씨는 화를 당했다.

김씨는 “내 아이처럼 키운 애를 한국 땅에서 월급 한 번 못 받고 태워 보냈다”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때까지 유가족들이 똘똘 뭉쳐 요구하겠다”고 소리쳤다.

22일 아리셀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와 아리셀산재피해가족협의회는 아리셀 화재 사고 29일째를 맞은 이날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조사에 박차를 가하라고 노동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이틀 간격으로 리튬배터리 화재 사고가 반복된 건 노동부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수사를 빠르게 진행해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고 유족들에게도 수사상황을 명확히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김모(44)씨도 이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아내가 아리셀에 들어가고 2달도 채 안 된 시점에 사고를 당했다”며 “6살 아이가 엄마에 관해 물어보면 병원에 있다고만 말하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대책위는 아리셀이 유족들과의 2차 교섭에 성실히 임하도록 노동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유리 대책위 활동가는 “1차 교섭에서 아리셀 측에 소방교육 내역, 소속 노동자수 등 사건 파악을 위한 기초자료만 요구했음에도 아리셀은 여전히 담당자조차 선임하지 않았다”며 “중대재해 사건인 만큼 수사권한이 있는 노동부가 나서 아리셀이 교섭에 성실히 임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노동부 경기지청 관계자는 “수사상황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며 “본부에서도 인력 등을 지원해 별도의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