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카페리 항로 8개 가장 많지만
2분기 비율 37.3% 작년은 39.5%
200㎞밖 군산항보다 처리시간 더걸려

인천국제공항에서 처리하는 '해상·항공 복합운송'(SEA&AIR) 화물이 급증하고 있지만, 공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인천항의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천공항 SEA&AIR 화물 물동량은 3만1천664t으로, 지난해 2분기 2만5천91t과 비교해 26.1% 증가했다.

SEA&AIR는 화물을 중국 등지에서 선박으로 운송한 뒤 이를 다시 인천공항에서 항공편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운송하는 시스템이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인천공항에서 처리되는 SEA&AIR 화물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공항의 SEA&AIR 화물 물동량은 크게 늘었지만, 공항과 가장 가까운 인천항에서 처리되는 SEA&AIR 물동량은 제자리걸음이다. 올 2분기 인천공항 SEA&AIR 화물 중 인천항을 통해 온 것은 37.3%에 불과했다. 지난해 2분기(39.5%)보다 뒷걸음질했다.

인천공항에서 처리되는 SEA&AIR 화물 대부분은 우리나라와 중국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한중카페리를 통해 운반된다. 인천항 한중카페리 항로는 8개로, 군산항(1개)과 평택항(5개)보다 많은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 인천공항과 가깝다는 강점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물류업계에선 인천항의 SEA&AIR 화물처리 시간이 타 지역 항만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인천항·평택항·군산항의 SEA&AIR 화물 운송 시간을 조사한 결과,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이 인천공항까지 도착한 시간은 공항에서 200㎞나 떨어진 군산항이 14시간 20분으로 인천항(14시간22분)보다 오히려 빨랐다. 한중카페리 선박이 항만에 도착한 이후 보세구역을 빠져나갈 때까지의 시간을 보면, 군산항이 1시간 37분가량 빠르다는 게 인천공항공사 설명이다.

화주들은 일반 컨테이너선보다 운반 시간이 짧다는 장점 때문에 SEA&AIR 운송 방식을 활용한다. 군산항에서 인천공항까지 화물을 나르는 3시간가량의 육상 물류 시간을 고려해도 선박 스케줄에 따라 인천항보다 더 빨리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물류업계에선 인천항의 SEA&AIR 화물 하역 시간을 줄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SEA&AIR 화물은 조금이라도 빨리 항공기에 실어 유럽이나 미국 등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한다"며 "SEA&AIR 화물을 먼저 하역하는 등 별도의 대책이 마련돼야 인천항 SEA&AIR 물동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