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부담 건설사 소극적… 계양~강화고속도 7공구 등 입찰 실패
하반기 추진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인천대로 일반화' 지연 우려


전국에서 턴키(설계·시공 일괄) 방식의 사업 유찰 사례들이 발생하는 가운데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발주를 앞두고 있는 인천시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수천억원 규모의 인천지역 주요 현안 사업이 유찰돼 공사가 지연되면 제때 구축되지 못한 인프라로 인한 피해가 인천시민에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인천대로 일반화 2단계' 사업을 턴키 방식으로 추진한다.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은 하루 처리 용량을 25만㎥에서 27만㎥로 늘리고 처리장을 지하화하는 내용이다. 구월2지구 등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 계획에 따른 하수 증가량 및 시설 노후화에 따른 고농도 폐수 처리를 위해 현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체 사업비는 4천265억원으로 추정되며 다음달 턴키 방식 입찰 공고가 예정돼 있고, 완공 예정 시기는 203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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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기 입찰 공고 후 2030년 준공 목표 예정인 인천대로 일반화 단계. /경인일보DB

인천대로 일반화 2단계는 인천대로 주안교차로~서인천IC 구간(5.64㎞) 4차로를 건설하고 도로 중앙에 녹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이 중 공단고가교~서인천(4.53㎞) 구간을 지하화하는 혼잡도로 개선 내용이 포함됐다. 사업 완료 시 도심 단절 해결 및 구도심 활성화, 미세먼지 감소 등 시민 정주여건 향상이 기대된다. 전체 사업비는 8천222억원(지하화 6천123억원 포함)이며 다음달 턴키 입찰 공고 후 2030년 준공이 목표다.

턴키는 대형 건설사가 설계·시공을 함께 맡아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시공 효율이 높고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쉬운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정해진 총사업비 안에서 건설사가 설계와 시공을 나눠 진행해 발주처 입장에서 관리가 편하다. 턴키 사업 대부분이 대규모·고난도 사업에 적용되기 때문에 건설사 간 입찰 경쟁 구도를 통한 사업비 최소화 및 설계 품질 향상 등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턴키 방식의 사업이 입찰 단계에서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는 사례들이 관측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추진 중인 '계양~강화 고속도로 건설공사(7공구)'(2천834억원)는 이달까지 모두 네 차례 유찰됐다. 10조5천억원 규모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도 앞서 두 번의 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1조2천52억원 규모 서울시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 사업'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유찰 끝에 공사비 일부 증액 후 현재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발주도 못한 인천시의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와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도 유찰로 준공 시기가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자잿값 등 공사비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턴키 입찰에 소극적이다. 대규모 SOC 사업은 예산 책정부터 발주까지 약 2년이 소요되는데, 그 사이 실제 공사비가 1.5배 이상 오른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설계 후 구체적 사업비가 산출되고 그 기준으로 시공이 진행되는데, 턴키는 정해진 총사업비 내 설계·시공을 추진해 공사비 증가분 반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전국적 턴키 유찰 사례를 지속 모니터링 하면서 인천시 주요 사업에 대한 건설사 입찰 참여를 지속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

 

→ 관련기사 ("턴키사업 유찰 최소화하려면 사업비 현실화 이뤄져야")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