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주안산단에 새 공장부지
'TC 본더' 1등 제조업체 기대감 커져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계열사 세메스
기흥미래산단 개발 계획 市 승인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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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이 경인지역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들의 대리전으로 확대하고 있다.

HBM 반도체 생산 장비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하는 한미반도체는 23일 공장 증설을 위한 용지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한미반도체는 현재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6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293억원을 투자해 현재 공장 인근에 있는 연면적 9천700㎡ 규모의 새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한미반도체가 개발한 'TC 본더' 장비는 HBM 생산에 특화된 제품이다. 기존의 반도체가 1개의 D램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저장 용량이 향상됐다. 이 D램을 쌓기 위한 핵심 공정이 'TC 공정'인데, 한미반도체의 TC 본더는 기존 제품보다 HBM 생산량을 늘릴 수 있어 반도체 업계의 수요가 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하반기 신규 TC 본더를 출시할 계획이고, 내년에는 연간 TC 본더 생산량을 세계 최대 수준인 420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TC 본더보다 생산 효율을 높인 '하이브리드 본더' 출시도 예정돼 있어 공장 부지를 추가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임소정 연구원은 "2025년에는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율이 2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TC 본더 분야 1등 제조업체인 한미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장비 제조 계열사인 세메스도 올해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세메스는 지난 12일 경기 용인시로부터 '기흥미래 도시첨단산업단지(기흥미래산단)' 개발 계획을 승인받았다. 용인 기흥구 고매동 일원 9만4천399㎡ 규모로 조성되는 기흥미래산단에는 세메스의 기술개발센터와 장비 제조 공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로부터 4세대 HBM 납품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테스트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일본 장비업체로부터 TC 본더를 납품받았던 삼성전자가 국산화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4세대 HBM 납품을 시작하면 세메스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이 앞다퉈 설비 증설에 나서는 이유는 HBM 생산 장비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D램 제조 장비 매출은 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24.1%, 내년에는 12.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인공지능(AI)과 연계한 HBM 주문이 늘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HBM 활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증권 곽민정 연구원은 "대만 TSMC의 공정을 적용하려는 모바일용 HBM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애플도 차세대 모바일 제품에 HBM 패키징에 필요한 유리 기판을 적용하기로 검토하는 등 관련 분야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