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 3배에 달하는 불소 검출
미추홀구, 정화작업 명령했지만
토지조성공사 업체 계획서 미제출
당초 목표 2027년 준공 물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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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토가 발견된 인천사회복지회관 신축 예정지.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 있는 사회복지회관을 미추홀구 학익동으로 신축·이전하는 인천시 계획이 '토양 오염'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2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사회복지회관 신축·이전 예정지(학익동 744)에서 오염토가 발견됐다. 해당 부지에서는 기준치(400㎎/㎏) 3배에 달하는 불소 1천116㎎/㎏이 검출됐다.

미추홀구는 토지조성공사를 한 기성건설(주)에 내년 1월까지 토양오염 정화 작업을 이행하라고 명령했지만, 해당 건설사는 정화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오염토 정화에는 16억~20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건설사에 정화 이행을 촉구하고 있지만 답변이 없어 언제 정화가 이뤄질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사회복지회관 신축 예정지는 용현·학익 7블록(힐스테이트학익) 도시개발사업에 따라 인천시가 기부채납 받기로 한 땅(6천669㎡)이다. 현재 사용 중인 간석동 사회복지회관(지하1층~지상 7층, 연면적 9천496.5㎡)은 1996년 준공됐다. 사회복지 관련 29개 단체 184명이 해당 건물을 이용 중인데, 입주 인원 대비 업무공간과 주차장(91면)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또 대중교통이 열악해 주 수요층인 장애인 등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인천시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사회복지회관 신축·이전 공약에 따라 지난 2022년 12월부터 사회복지회관 이전을 위한 자체 타당성 조사를 추진했다. 이듬해 7월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올해 4월 사회복지회관 신축에 대한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투자관리센터(LIMAC)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인천시는 지하3층~지상9층, 연면적 1만5천980㎡ 규모 건물을 지어 사무 공간과 열린도서관, 국공립어린이집, 건강센터, 실내 놀이터, 어르신 쉼터 등 주민 편의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689억원(전액 시비)이다.

인천시는 지난 6월 공공시설 재배치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사회복지회관 신축 사업을 2026년 착공해 오는 2027년 9월까지 준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사회복지회관에는 여성긴급전화 1366(17명), 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7명), 성폭력피해상담소(4명), 스토킹 피해자 긴급주거지원센터(4명), 피해자 권익보호기관(4명) 등을 배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의 토양오염정화가 지연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인천시는 토양오염 정화가 끝나야 사회복지회관 신축 실시계획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시계획 수립에는 약 1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오염토 정화에 최소 1년을 잡아도 착공 시기는 당초 목표한 2026년을 넘길 전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중앙투자심사 및 공유재산심의 등 행정절차를 예정대로 추진해 토양오염정화 직후 최단 기간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