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은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A-BNCT 개발을 완료하고 임상을 진행중이다.  / 가천대 길병원 제공
가천대 길병원은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A-BNCT 개발을 완료하고 임상을 진행중이다. / 가천대 길병원 제공

5년 생존률이 8.9%에 불과한 악성 종양 교모세포종 극복이 가까워졌다.

가천대 길병원은 A-BNCT(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를 개발해 임상 1상에서 치료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A-BNCT는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가천대 길병원은 A-BNCT의 임상 1상을 마무리해 치료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 개발 과정과 임상 결과를 최근 폴란드에서 개최된 세계 BNCT 학술대회에 발표하며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A-BNCT는 핵반응을 일으켜 종양세포만 사멸시킨다고 한다. 치료과정에서 정상세포는 손상을 입지 않아 이론상으론 완벽에 가까운 암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 악성뇌종양 등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겐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또 수차례 반복해야 하는 방사선 치료와 달리 단 1회로 치료가 완료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국내에서는 가천대 길병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다원메닥스 등과 공동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악성 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해 치료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했다. 임상 1상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치료 받은 환자 6명 중 2명은 매우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 다른 2명은 기존 치료 방법과 비슷한 경과를 나타내고 있다. 나머지 2명은 추적기간이 짧아 아직은 기존 치료와 비교가 어려운 상태다.

가천대 길병원은 임상대상자들이 모두 재발한 교모세포종 환자임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치료성과라고 평가했다.

교모세포종은 신경상피종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교세포종의 42%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종양이다. 종양의 증식 속도가 빠르고 주변 뇌 조직으로 침투해 자라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렵다. 이에 국내 교모세포종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8.9%, 10년 생존율은 5.3%에 불과하다. 국내에선 지난해에만 1천962건의 교모세포종 환자가 새로 진단됐다.

이번 임상을 총괄한 이기택 교수는 “첫 번째 환자가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일뿐 아니라 유효성 측면에서 기존 치료 대비 월등히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치료가 어려운 암환자들을 위해 앞으로의 임상 과정도 내실 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번 임상시험에서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환자 관찰과 치료를 지속하며 임상1상을 최종 완료한 뒤 증례기록서(CSR) 제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환자들의 경과를 살펴 올해 내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임상에서 다뤄진 교모세포종 외에도 두경부암, 악성뇌종양, 피부 흑색종 같은 난치암으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