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에 항공기 50대 구매 등 기업결합 대비 '속도'
勞 반발 관련 "직원 고용·근로조건 유지 최우선 진행"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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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항공기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경인일보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사측은 역대 최대 규모의 항공기를 새로 도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통합 이후에 대비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를 찾아 합병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2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항공은 최근 보잉과 총 50대 규모의 항공기 구매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도입하는 항공기는 보잉 777-9 20대, 보잉 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로, 대한항공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항공기 도입 계약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작업을 마친 후 해당 항공기들을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이 현재 중장거리 노선에서 주력으로 삼고 있는 보잉 777기종 일부는 항공기 도입 연수가 20년이 넘어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의 A350과 A321네오 등을 도입하는 계약도 체결했는데, 이는 에어버스 항공기를 주력으로 삼는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항공기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정비·운용하려면 비슷한 기종을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반발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C와 면담을 했다.

EC는 올해 2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 등 EC가 내건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노조는 EC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불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노조의 반발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직원의 고용과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 부문 매각 당시 고용 유지 문제가 불거지자 원활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업결합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회사(아시아나항공) 노조와 직접 대화하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노동자들의 고용과 근로조건 유지는 기업결합 절차 초기부터 강조한 최우선 과제다. 현재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