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만난 한 직원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난 후부터 달라졌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스마트폰 수리 기사가 고객이 맡긴 스마트폰을 무단으로 반출해 사진첩을 열람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스마트폰에 저장된 개인 정보에 대한 수리 기사의 접근을 차단하는 '수리 모드'에 대한 검색량이 급증하기도 했었다. 이에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중 하나로 스마트폰 수리를 위해 센터를 찾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리 모드 실행을 안내하고 있다.
수리 모드는 고객의 개인정보 접근이나 유출 차단을 위해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강화하는 기능이다. 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접근이나 유출의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주요 기능은 사진과 동영상, 연락처, 메시지, 통화 이력 등 '고객 데이터 보호' 기능과 기본 설치 애플리케이션만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사용 제한' 기능이 있다.
휴대전화 설정에서 디바이스 케어를 누른 뒤 수리 모드를 실행하면 사진과 메시지, 계정 등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어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수리를 맡길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대처에 소비자들 반응은 엇갈린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고객이 맡긴 스마트폰의 정보를 수리 기사가 본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본인들이 스스로 지키면 될 것을 왜 고객들이 불편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다른 고객은 "기존엔 수리 모드 기능이 있는지 몰랐는데, 직원의 안내로 알게 됐다"면서 "이제라도 고객이 안전하게 수리를 맡길 수 있도록 조처한 부분은 긍정적인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하지만 기자는 사건이 발생하면 숨기기에 급급한 다른 대기업과 달리 보완을 강화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는 삼성전자의 자세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상훈 경제부 차장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