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미술관 건립 방향은' 市 1차 전문가 연구 세미나


"대만·중국 등 최근 개관한 곳들
지역의 작은 규모 추구하지 않아"

"전문성이란 권위, 대중에게 이관
새 흐름, 후발주자인 인천에 기회"

"지역미술 아카이브 잘 구축해야"

"연령·취향 등 모두를 위한 곳으로"


인천시립미술관-세미나.jpg
지난 26일 오후 인천 서구 코스모40에서 전국 주요 공립미술관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천시가 주최한 '인천시립미술관 건립·개관 1차 전문가 연구 세미나'가 개최됐다. 2024.7.26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시가 건립을 추진 중인 인천시립미술관은 지역성을 확보하면서도 이를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고 전국 공립미술관장들이 제언했다. '모두의 미술관'으로서 공공성과 개방성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인천시는 지난 26일 오후 서구 '코스모40'에서 인천시립미술관 건립·개관 관련 1차 전문가 연구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 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 등 전국 주요 공립미술관장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미술관 운영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인천시립미술관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최은주 관장은 대만, 중국 청두, 홍콩,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지에서 최근 개관한 현대미술관들의 사례를 설명하며 "이들 미술관의 공통점은 세계적으로 움직이며 지역의 작은 쪼그라든 미술관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은 '국내 3대 도시'만으로 얘기하기엔 굉장히 많은 문화적 자산을 갖고 있으므로 세계적 수준의 도시 미술관 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며 "급하게 지으려 하지 말고, 예산과 타협해 소극적으로 짓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서진석 관장도 '글로컬(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한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서 관장은 "20세기 말부터 전 세계 미술관이 기존 미술관 시스템을 대체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고, 21세기 들어와 미술관이 가진 전문성이란 권력과 권위가 대중에게 이관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인천시립미술관 같은 후발주자에게 오히려 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이어 "인천시립미술관이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한다면 운영의 순발성, 조직의 유기성과 유동성, 기획의 선도성, 장르의 확장성을 기본 전제로 가져야 한다"고 했다.

지역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윤의향 관장은 "지역 미술 아카이브를 잘 구축해 시민 누구나 지역 미술을 알 수 있게끔 해야 한다"며 "대전시립미술관의 경우 원로작가 전시를 개최하고 있고, 신진·청년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직거래 장터를 여는 등 지역 미술을 조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승보 관장은 "공공미술관의 핵심 목표는 민간 영역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해주는 것이며 계층, 연령, 다양한 취향 등 모든 것을 고려한 모두를 위한 미술관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지호 관장은 "미술관 개관을 알리는 데 핵심인 '개관 전시' 기획이 중요하다"며 "지역성을 가지면서도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고 세계적 확장성을 지닌 개관 전시를 기획하려면, 상당히 앞선 시기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시는 8월27일 지역 예술가와 전시공간 운영자들이 참여하는 2차 연구 세미나, 9월10일 문화 정책 전문가와 미술비평가들이 참여하는 3차 연구 세미나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개 포럼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