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필요성 공감하는 사회를"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모두 점자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29일 오전 10시께 인천도시철도 1호선 부평삼거리역사를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훈맹정음' 캠페인이 멈춰 세웠다. 송암점자도서관은 이날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시민들이 점자를 읽고 써볼 수 있도록 역사 내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는 인천 강화군 출신인 송암 박두성 선생(1888~1963)이 1926년 창안한 한글 점자의 역사를 알리고 점자 사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다.
호기심을 보이며 체험에 참가한 시민들은 '점자표기일람'을 참고하며 6개 점을 이용해 표현한 한글 자·모음 점자를 스티커로 붙여 표기했다. 이재웅(75·인천 부평구)씨는 "처음 점자를 배웠는데 표기법 중 첫 자음인 'ㅇ'(이응)은 생략하는 규칙이 있어서 이름을 쓰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인천미송초 4학년 정예서(10)양은 "사회 수업 때 한글 점자를 만든 인물에 대해 배웠고 관심이 생겼다"며 "점자를 배워두면 나중에 시각장애인을 만나더라도 의사소통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제2차 점자발전기본계획'(2024~2028년)을 토대로 지역별로 시각장애인의 점자 교육과 점자 도서·문화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송암점자도서관 등 전국 6개 기관을 점자교육기관으로 선정했다.
송암점자도서관은 훈맹정음 캠페인을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16~18일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선 장애인들에게 점자로 제작된 '문학경기장 핸드북'을 나눠주는 등 점자 콘텐츠 제작·배포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1월에는 교육용 점자 보드게임, 점자 도서 등을 소개하는 전시회도 열기로 했다.
시각장애인인 박수아 송암점자도서관장은 "점자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터치 방식으로만 작동하는 정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제품을 비롯해 점자 도입이 필요한 분야가 아직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생활에서 점자의 필요성을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공감할 수 있으면 한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