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얼문화재단 2011년 건립 운동
지용택 이사장, 65周 추모식서 밝혀
올해 작가선정위 구성 등 본격화
'서훈 문제' 조속한 해결 한목소리
독립운동가이자 한국 정치계 거목 죽산 조봉암(1899~1959) 선생을 기리는 석상이 인천 부평구 미군기지 '캠프 마켓'에 세워진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31일 서울 중랑구 망우리 공원묘역에서 열린 '죽산 조봉암 선생 65주기 추모식'에서 "석상을 세워야 할 시기가 왔다"며 "(부평 캠프마켓의) 공원 정비사업이 완료되는 대로 건립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새얼문화재단은 2011년부터 석상 건립 운동을 진행했다. 5천590여 명이 낸 모금액은 이자를 포함해 9억3천200여만원이다.
조봉암 선생이 제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인천 을구는 현 부평구·서구·계양구 일대를 포함했다. 캠프 마켓은 조봉암 선생이 나고 자란 강화도, 가족과 함께 거주했던 중구 도원동 등에 비해 지역적 연고가 떨어지는 곳이지만, 수탈·핍박의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성', 많은 이가 쉽게 찾을 수 있는 '접근성' 측면에서 최적지로 평가받았다.
인천시는 캠프 마켓 땅을 반환받고, 토지 정화작업을 거친 후 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 이사장은 "(캠프마켓에 석상을 세우는 것과 관련해) 인천시, 부평구와 협의를 마쳤다"며 "올해 작가선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석상 건립 절차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모세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회장과 유족을 비롯해 국민의힘 윤상현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교흥·박찬대·노종면·김준혁·정진욱 의원, 고남석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정진우 서울 중랑구 부구청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등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죽산의 뜻을 기렸다.
참석자들은 추도사를 통해 조봉암 선생의 서훈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당 사건'으로 간첩죄 누명을 쓰고 1959년 국가로부터 '사법살인'을 당한 조봉암 선생은 2011년 재심에서 무죄 선고로 복권됐다. 이후 조봉암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윤상현 의원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조봉암 선생의 깨어있는 의식과 행동은 지금 정치인이 반드시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조봉암 선생은 우리 모두의 이익을 꿈꿨던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조봉암 선생의 독립유공자 서훈, 건국훈장 추서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고 했다.
김교흥 의원은 "조봉암 선생은 2011년에 간첩죄에서 벗어났는데 아직도 훈장과 서훈을 제대로 못하고 망우리 공동묘지(공원묘역)에 계신다"며 "조봉암 선생의 업적을 후대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박용주 인천보훈지청장은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격상된 것을 '보훈부답게 일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독립유공자 서훈 요구를) 본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