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 나토 정상회의 일정 마치고 귀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7.12 /연합뉴스
 

'제2부속실'은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과 행사 기획·수행·메시지 등을 전담하는 기구다. 대통령 배우자의 다양한 공식 활동을 지원하며, 대통령의 공식 행사나 국내외 방문 시 필요한 업무도 수행한다. 지난 1988년 노태우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처음 설치된 이후 줄곧 유지되다가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대통령실의 슬림화를 주장하며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과 함께 기존 시스템 안에서 배우자 지원이 가능하다는 실무적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이른바 '명품백 수수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구설과 논란이 잇따르자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김 여사 업무를 제도권 안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과 건의가 잇따랐다.


결국 대통령 부인을 보좌할 제2부속실이 설치된다.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를 위한 대통령실 직제 개정에 착수했다. 운영을 총괄할 제2부속실장도 내정했다. 지난 22일 출입기자들을 만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확인이다. 이 관계자는 연초 신년 기자회견을 대체한 KBS 신년 대담에서 국민이 원한다면 제2부속실을 설치하겠다고 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제 도입도 재확인했다. 특별감찰관 추천은 본래 국회의 몫이며, 국회에서 추천하면 언제든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권 전체에 '리스크'가 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를 지금부터라도 제도권 안에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현 정권의 뜻으로 읽힌다.

제2부속실 설치에는 특검법으로 압박을 가해 오는 야권의 공격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과 여권의 전투 의지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허점'을 파고들면서 종국에는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연결시키려는 범야권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되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사임한 이후 지금까지 8년째 공석 상태인 특별감찰관 제도의 도입을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이 시점에서 재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굳이 이런 정치적 시각이 아니더라도 공인인 대통령 배우자의 업무를 공적으로 지원하는 전담 부서가 없었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늦었으나 마땅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