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생각 훈련·통찰력 증진법 제시
중국 마오쩌둥의 잘못된 삼단논법 등
인류 역사 속 '논리적 흑역사들' 탐구

■ 페이크와 팩트┃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지음. 김보은 옮김. 디플롯 펴냄. 544쪽. 2만5천800원

이러한 틈에서 퍼져나가는 음모론과 가짜뉴스는 '페이크'와 '팩트'가 뒤섞인 사회를 보여준다. 믿음이나 느낌이 아닌 팩트를 바탕으로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간 '페이크와 팩트'는 비합리적으로 사고하는 패턴들을 이해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방안을 제시한다.
'합리적이라 일컬어지는 인류는 왜 때때로 멍청해질까'란 부제처럼, 책은 사고하고 반성하며 추론하는 능력을 가졌지만 수많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는 인류의 실패들을 통해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주변을 파악하는 인간의 능력과 끝없는 호기심은 오늘날의 문명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본능 때문에 인간은 종종 잘못된 판단을 내리곤 한다. 무작위로 일어나는 사건들 사이에서 패턴을 찾거나, 자신이 관찰한 결과만을 토대로 추론하는 것이다.
정치적 상황도 사고에 영향을 끼치는데, 중국 마오쩌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뭔가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그 일이다, 그러므로 이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정치적 삼단논법에 갇혀 수천만 명을 아사시키는 비극을 초래했다.
이미 시체가 됐으나 변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살인자가 된 교황, 19세기 뱀 기름을 만병통치약으로 팔아 억만장자가 된 판매원, 아이를 지키기 위해 '자연적이지 않은 것'을 거부한다며 백신을 반대하는 양육자 등. 책은 인류가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일어난 논리적 흑역사들을 탐색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속는 '도박사의 오류', '허수아비 논증', '기계적 중립', '단일 원인의 오류' 등을 추적한다.
저자 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는 과학자로서 '비판적 사고방식'이라는 과학의 기본 태도를 인류의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은 하나의 주장을 엄격하게 검증하고, 그것을 발전시키거나 폐기하며 나아간다. 학계를 대표하는 과학자의 주장도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고, 그 증거가 팩트에 충실하다면 자신의 신념도 버릴 줄 안다.
"우리의 생각은 우리를 정의하지 않는다. 때로 잘못된 생각도 있으며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인류가 전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보다 과거의 오류를 수정해나가는 태도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책에서 강조하는 분석적 사고 훈련을 통해 통념을 부수고 다시 정립해나가는 과정들을 지속해서 이어간다면, 더 이상 거짓과 선동 또는 속임수에 당하지 않고 현명한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