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가로질러 시민들 대회 만끽
"Bon courage(파이팅)."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낮 12시께. 한국 검객들이 금빛 찌르기를 펼치는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경기장 인근 거리가 또 다른 함성으로 가득 찼다. 샹젤리제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만국기가 바리케이드를 수놓았다.
이날 오전 10시45분부터 진행된 2024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남녀부 경기의 달리기 주요 구간, 개선문-샹젤리제 거리-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티켓을 소지해야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다른 종목과 달리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 등은 파리 시내를 가로지르는 코스로 구성된 덕분에 모든 시민이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나무 위, 쓰레기통, 지하철 입구 꼭대기 등 인파를 뚫고 선수들의 질주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 저마다 명당자리를 사수했다. 많은 인파로 발생할 사고 우려에 대비해 경찰이 구역마다 순찰을 돌았다.
이른 아침부터 무더운 날씨가 시작됐지만 전 세계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 선수가 지나갈 때면 크게 환호했다. 국기를 등에 두르거나, 국기가 그려진 모자를 쓰고 오는 등 가지각색 응원 방식을 뽐냈다. 다만 한국 대표팀 선수는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하지 않아 태극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은 앞서 '똥물 논란'이 있던 센강에서 1.5㎞를 헤엄친 뒤 사이클 40㎞를 타고 이곳으로 넘어왔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프랑스 정부는 센강 정화 사업에 15억 유로(2조2천412억원 가량)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치르며 파리 시내 주요 거리는 '본식'을 치를 예열을 화려하게 마쳤다. 하계 올림픽의 꽃, 마라톤 결승전은 오는 8월10일 오전 8시부터 진행된다. 마라톤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1789년 '베르사유 여성 행진(프랑스 혁명 당시 여성을 중심으로 파리 시민들이 베르사유 궁전까지 행진한 사건)'을 기념해 해당 행진 코스에 따라 질주한다. 오텔 드 빌(파리시청)에서 출발해 앵발리드에 위치한 결승선으로 들어온다.
파리/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