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 19개점 5월말 기업대출 14조8천여억… 올 들어 가장 낮아
연체율 작년比 3.52%p 상승도 요인, 가계대출은 4개월만에 496억 증가
 

 

ㅂ1.jpg
사진은 경인지역의 한 공사현장 모습. /경인일보DB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채권에 대한 충당금 확대를 요구하면서, 경인지역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줄이고 자산 건전성 확보에 나섰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인천에 본점을 둔 저축은행 19개사의 총 기업대출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14조8천593억원을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19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액은 올해 1월 말 15조5천414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4개월 사이 6천821억원이 줄었다.

기업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부실 PF 채권을 정리해야 하는 저축은행의 상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 저축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기관의 부실 PF 채권 규모를 최종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 규모를 확정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앞서 지난 5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을 보면 부실 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비율이 30%에서 75%까지 확대됐는데, 이 기준을 적용해 충당금을 쌓으려면 저축은행의 신규 대출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확대된 것도 저축은행이 대출을 줄이게 된 요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11.00%로 전 분기(7.48%) 대비 3.52%p 올랐다.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연체율(8.80%)과 가계대출 연체율(5.25%)보다도 높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취급 규모는 확대했다. 지난 1월 말 기준 7조147억원이었던 경인지역 저축은행들의 가계대출액은 5월 말 들어 7조643억원으로 49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5월 말 7조7천억원까지 증가했던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까지 감소했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가계대출의 증가 요인은 올해 2분기 들어 수요가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에 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인천지역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액은 올해 1~3월 796억원 감소했는데, 4~5월에는 516억원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1금융권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자 저축은행 역시 금리를 낮추고 상품 취급을 늘린 결과다. 기업대출보다 대출 규모가 작고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낮은 가계대출 상품 취급을 늘린 것이다.

기업대출이 감소하고 가계대출은 늘어나는 흐름은 올해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저축은행 업계 시각이다.

인천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실 PF 채권 정리 작업이 내년 초까지 계속될 예정이라 기업대출을 줄이면서 자산 건전성 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는 10월 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