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24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에 올림픽 메달을 안긴 김하윤(24·안산시청)은 금메달을 놓쳐 아쉬워했다.
김하윤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78㎏ 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이라 오즈데미르(튀르키예)를 한판승으로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김하윤의 메달로 한국 유도는 2000 시드니 대회(김선영 동메달) 이후 24년 만에 여자 최중량급에서 올림픽 메달이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유도가 거둔 3번째 메달이다. 앞서 허미미가 여자 57㎏급 은메달, 이준환(22·용인대)이 남자 81㎏급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 김하윤에 이어 김민종(양평군청)이 남자 100㎏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은 이번 올림픽 유도에서 은 2, 동 2개를 따냈다.
앞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딴 한국 여자 유도는 허미미와 김하윤의 활약 덕에 이제 웃을 수 있게 됐다.
김하윤이 이번 대회 전에 가장 빛났던 순간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여자 78㎏ 이상급에서 우승해 한국 유도의 사상 첫 아시안게임 ‘노골드’ 참사를 막아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김하윤은 슬럼프를 겪었다. 국가대표 소집을 앞두고 다쳤던 왼쪽 무릎이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한 것. 결국 재활 운동과 주사 치료를 병행해야 했고 수술까지 고려해야 했을 정도로 심각했다.
올림픽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고, 김하윤은 수술을 미루고 올림픽 레이스에 집중했다.
하지만 무릎이 여전히 말썽이었다. 특히 최중량급 선수에겐 무릎에 하중이 많이 실리기 때문에 체격이 좋은 외국 선수에게 이기기 위해선 순발력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하윤은 지난해 국제대회에서 우승 3차례, 3위 2차례를 거뒀지만 올해 5월 세계선수권대회 전까지 4개 대회에서 한 번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여기에 같은 체급 기대주 이현지(남녕고)의 등장이 김하윤에게 자극을 줬다. 이현지는 지난 3월 국내대회에서 김하윤에게 한판패를 안기더니 올해 국제대회에서 우승 1차례, 3위 2차례로 활약하면 바짝 추격했다.
4월 김하윤이 탈락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현지는 금메달을 거머쥐기도 했다. 자극받은 김하윤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야간 훈련도 불사하며 담금질에 매진했다.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은 김하윤을 다시 일으키게 했고 아시아선수권이 끝난 뒤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김하윤은 경기 후 “허미미가 자신의 메달을 만져보게 해주더라. ‘나도 좀 보여줘’라고 했더니 허락해줬는데 기를 좀 받은 것 같고, 자극도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24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 메달 획득에 그는 “이제라도 알게 돼 행복하다. 하지만 그래도 김미정 감독님, 조민선 교수님 이후 첫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하윤은 “금메달이면 더 스타가 되지 않겠나. 더 독하게 운동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