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등 과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 유류세 인하분의 일부 환원으로 석유류 가격은 2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 조사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5.5% 올랐다. 축산물(2.2%)과 수산물(0.9%)의 물가 상승은 크지 않았지만, 농산물이 9.0%나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과(39.6%) 등 과일 가격 강세도 계속됐다. 배 가격은 154.6% 올라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상추(57.2%)와 시금치(62.1%), 배추(27.3%) 등 채소류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폭우를 비롯한 기상 상황 영향으로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류 가격이 전월보다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는 최근 가격이 오른 일부 채소류의 수급안정을 위해 현재 비축 물량을 하루 300t 이상 방출하고 있다.
석유류도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휘발유가 7.9% 올랐고 경유도 10.5% 상승했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통계청 측의 설명이다.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은 지난달 1일부터 25%에서 20%로 줄었다. 경유와 LPG 부탄의 인하 폭은 37%에서 30%로 축소됐다.
중동 불안이 다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을 마련하고, 알뜰주유소를 연내 40개 선정할 계획이다.
이외 외식 물가는 2.9%,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는 3.0% 각각 상승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기상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2%대 초중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7월 들어 집중호우 등 기상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도 올랐다”면서도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근원물가는 2.2%로 안정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공행진 중인 과일 가격과 관련) 7월부터 햇배와 햇사과가 나오고, 다른 제철 과일들의 작황도 좋아 점차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