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야적장 번식환경 사전 차단
내항·북항 운영사에 살충제 배포

인천항에서 독성 해충인 붉은 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되자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인천 신항과 남항에 있는 4개 컨테이너터미널의 잡초제거작업을 벌였다. 붉은 불개미 등 해충이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번식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서식환경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인천항에선 올해에만 2차례나 붉은 불개미가 나왔다. 지난달 11일 인천 신항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에선 붉은 불개미 190여마리가 발견됐고, 지난 5월 21일에는 인천 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야적장에서 붉은 불개미 2천여마리가 확인되기도 했다.

인천항에서는 이번 사례를 포함해 2018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13차례나 붉은 불개미가 발견됐다. 인천항은 붉은 불개미의 주요 서식지인 중국과의 물동량이 많아 다른 항만에 비해 더 많이 붉은 불개미가 나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컨테이너와 함께 항만에 유입된 붉은 불개미가 야적장 콘크리트 틈새에 난 잡초나 흙 등을 파고들어 정착하는 것으로 보고 서식 환경을 없애기 위해 제초 작업을 벌였다.

이와 함께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뿐 아니라 벌크 화물을 처리하는 내항·북항의 터미널 운영사에도 개미 살충제를 배포해 붉은 불개미 원천 차단에 나섰다.

인천시는 오는 13일 시민안전본부장이 주재한 회의를 열어 항만에서 발견된 붉은 불개미가 도심 지역으로 유입되지 않게 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컨테이너를 통해 붉은 불개미가 항만에 유입되는 사례가 벌어지더라도 국내에서 번식하지 않게 할 계획"이라며 "터미널 운영사들과 함께 추가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했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포함되는 붉은 불개미는 독성 해충으로, 꼬리의 독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을 유발한다.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도 일으킬 수 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