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시장 제안에 협의회 결성
정치권에 '건강한 자극' 기대감속
'올드보이 모임' 정치 속내 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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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 협의체인 ‘국민의힘 시·도지사 협의회’ 초대 대표를 맡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충남도청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7.25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제공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12명이 세를 규합해 '국민의힘 시·도지사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결성하며 지역 '현장 민심'을 무기로 여의도와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의회가 '지역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어서 협의회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는 한편, 협의회 초대 대표를 맡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협의회가 그동안 홀대받은 '지방'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를 두고선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협의회는 유 시장 제안으로 출범했는데, 그는 국민의힘 당헌 8조 2항을 근거로 자치단체장의 발언권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조항은 '당 소속 시·도지사는 최고위원회의 요청에 의해 당의 주요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돼 있다.

협의회가 민심과 괴리된 여의도 정치권에 '건강한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 흔들리는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측면에서도 당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여소야대 여의도와 달리, 국민의힘은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과반을 점하고 있는 만큼 지방의 적절한 '세 과시'가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유 시장은 협의회 대표 자격으로 최근 한 매체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협의회 출범 계기를 밝혔다. 그는 "시도지사들이 지역의 행정 책임을 맡고 있고, (각자) 수백만 유권자로부터 표를 받은 정치인이며, 실질적으로 민심을 가장 잘 아는 현장 정치인"이라며 "당과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 입장을 갖고 역할을 하는 데 소홀했다. 나라가 잘되도록 하겠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협의회가) 결성됐다"고 말했다.

'정치적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한동훈·이준석 등의 등장으로 보수 정치권 전반의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올드보이'들의 모임이라는 분석이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한동훈·이준석 등 보수 정치권의 세대교체 성공은 더불어민주당도 긴장하고 예의주시하는 사안"이라며 "당권에서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 단체장들의 입장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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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