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531호' 매각 등 처분 방침
인천의 신규 병원선이 내년 3월부터 운항을 시작한다. 공공보건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인천 섬 지역 주민들 의료 혜택이 일부나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1999년 건조된 옹진군의 병원선 '인천531호'(108t)를 대체할 269t급 신규 병원선이 내년 3월부터 운항한다. 병원선 역할이 끝난 인천531호는 추후 매각되거나 수산업 관련 행정선으로 쓰일 예정이다.
신규 병원선 건조 사업비는 126억원(국비 80억원 포함)이다. 최대 승선 인원은 44명, 최대 속력은 46㎞/h로 인천531호보다 성능이 좋다. 기존 의과·치과·한의과 외에도 물리치료실·방사선실·임상병리실·보건교육실 등이 추가된다.
전국에서 병원선을 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충청남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옹진군 등 5곳이다. 광역시도가 아닌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병원선을 운영하는 곳은 옹진군이 유일하다.
옹진군이 운영 중인 인천531호는 전국 병원선 중 규모가 가장 작고, 선령도 오래돼 노후화가 심각하다. '병원선 및 쾌속후송선 관리 운영규정'에 따르면 병원선은 연간 216일(월 18일) 이상 운항해야 하지만 인천531호는 선박 수리를 위한 휴무일이 많아 연간 100일도 운항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천531호의 연간 출항일수는 2020년 104회, 2021년 101회, 2022년 75회, 2023년 47회, 2024년 상반기 31회로 줄고 있다. 같은 기간 진료인원(내과·치과·한방과)은 5천396명, 6천274명, 4천328명, 3천231명, 2천50명이다.
신규 병원선이 도입되면 백령면(백령도)과 대청면(대청도·소청도), 대연평도 등 먼 섬까지 진료지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인천531호의 정기순회 진료지역은 북도면(장봉도), 연평면(소연평도), 자월면(대·소이작도), 덕적면(승봉도·소야도·문갑도·굴업도·지도·울도·백아도) 등 4개면 11개 섬이다. 이 중 소연평도는 분기별 순회진료를 하고 있고, 나머지 섬은 2∼3일 주기로 출항한다.
신규 병원선의 승선 의료진도 일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인천531호에는 공중보건의 3명(내과·치과·한방과),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등 의료진 5명이 승선한다. 신규 병원선에는 방사선사와 물리치료사 등 의료기술직 2명이 충원된다.
인천시는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정책과제로 추진 중인 '신규 병원선 효율적 운영 방안 모색' 연구를 통해 옹진군의 보건의료 현황 분석 및 타 지역 병원선 운영 사례, 옹진군 보건의료 주민 요구도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김학범 인천시 보건복지국장은 "신규 병원선의 운항 방식, 서비스 내용, 지원 체계 등을 마련해 섬 주민 건강증진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