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유치 놓고
계양구 삭발식 등 서구와 기싸움

제3연륙교 명칭 공모 신경전도

"지역간 갈등·시민 불신 야기"
市, 상호 협력 요청 공문 보내

 

윤환 계양구청장과 구민 대표들이 1일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유치 촉구를 위한 계양구민 궐기대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2024.7.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윤환 계양구청장과 구민 대표들이 지난달 1일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유치 촉구를 위한 계양구민 궐기대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2024.7.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유치와 제3연륙교 명칭 공모 등을 두고 군·구간 경쟁이 과열되자 인천시가 뒤늦게 중재에 나섰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 10개 군·구청에 '군·구간 경쟁 자제를 통한 상호 협력 강화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시는 공문에서 "시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경쟁이 과열돼 지역 간 갈등은 물론 시민들의 불신을 야기하고 있다"며 "각계각층의 시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으로 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구에서도 시의 정책 방향에 맞춰 상호 협력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에서는 최근 문화 시설 유치나 다리 명칭 공모 등을 두고 기초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서구와 계양구는 지난 5월부터 인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유치를 놓고 맞붙었다. 윤환 계양구청장은 지난달 1일 인천시청 앞에서 주민 30여명과 함께 회관 유치를 위한 삭발식까지 감행했고, 강범석 서구청장은 곧바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북부지역에 사는 인천시민의 관점에서 합리적 근거와 이성적 토론을 통해 정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맞불을 놓았다.

애초 인천시는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위한 기본구상과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지난달 중순께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8월 중순 이후로 발표를 연기했다.

서구 관계자는 "용역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했고, 계양구 관계자는 "시에서 부담을 느끼는지 결과를 안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제3연륙교의 교각 공사현장. /경인일보DB
제3연륙교의 교각 공사현장. /경인일보DB

중구 영종국제도시와 서구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의 명칭 선정을 두고도 해당 기초자치단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구는 지난달 29일 제3연륙교 명칭에 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모전을 연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는데, 서구가 이틀 뒤 보도자료를 통해 "제3연륙교는 '서구 측 명칭'으로 선정돼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순리적"이라고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앞서 2022년에는 제3연륙교 명칭을 놓고 중구의회와 서구의회가 결의안 채택 등의 방식으로 대립한 바 있다. 내년 말 준공 예정인 제3연륙교의 명칭 결정 권한은 국토교통부 산하 국가지명위원회가 가지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북부권 문화예술회관과 제3연륙교 문제뿐만 아니라 좋은 시설은 우리 지역에 유치하고, 소각장 등 혐오 시설은 반대하는 현상 등에 대해 광역단체인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조정자 역할을 하는 기구 등을 신설해 전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