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여자 57㎏급에 출전한 김유진(23·울산광역시체육회)이 한국계 캐나다 선수인 스카일러 박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유진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8강전에서 스카일러 박에게 라운드 점수 2-0(7-6 9-5)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이제 금메달까진 두 경기만 남았다. 김유진이 금메달을 획득하면 한국에서 16년 만에 나온 여자 57㎏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대회 직전인 지난 6월까지 집계한 랭킹만 보면 스카일러 박(4위)이 김유진(24위)보다 순위가 높다.
김유진은 경기 시작 28초 만에 머리 공격을 허용했지만 상대 몸통을 때려 반격했다. 상대 감점으로 인한 득점으로 1라운드 종료 46초 전 3-3 동점을 만들었다. 라운드 종료 19초 전엔 상대 머리를 향해 날카로운 발차기를 선보여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스카일러 박의 거센 추격에도 김유진은 1라운드를 7-6으로 마무리했다.
김유진은 2라운드에서도 머리 공격으로 선제 득점을 따냈다. 이어진 발차기 공방에서도 앞서나가며 경기 종료 21초 전 9-3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김유진의 4강 상대는 이 체급 최강자인 중국의 뤄쭝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랭킹 1위인 뤼쭝스는 브라질의 클라라 파체쿠(16위)와 8강전을 치른다.
한편, 스카일러 박은 한국인 아버지와 칠레·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선수다. 아버지 박재홍 씨가 이번 대회 코치로 함께 파리에 왔다. 할아버지 박득화 씨가 주한미군에게 합기도를 가르쳤고, 아버지 박재홍 씨도 태권도장을 운영한 ‘무예 가족’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