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키즈' 금빛 발차기
일찍부터 '롤모델' 모교 입학 기술 전수받아
고3때 태극마크… 첫출전 그랑프리 우승도

"금메달을 위해 살아왔습니다."
한국 태권도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작성한 박태준(20·경희대)의 우승 소감이다.
세계 랭킹 5위 박태준은 8일(한국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 경기에서 세계 랭킹 26위 가심 마고페도프(아제르바이잔)를 상대로 부상 기권승을 받아냈다. 이는 한국 태권도가 이 체급에서 처음으로 딴 금메달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친구를 따라 도장을 다닌 그는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박태준은 금세 태권도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취미 수준을 넘어 직업으로 태권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박태준이 태권도를 제대로 배우게 된 계기는 당시 태권도 스타 이대훈(대전시청) 코치의 영향이 컸다. 박태준이 6학년 때 이 코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68㎏급에 출전해 동메달을 땄고, 박태준은 이 코치의 멋진 모습에 반했다.
이 코치는 이후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올림픽에서 아쉬움을 털어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연패의 대업을 이뤘다.
이 코치의 전성기를 본 박태준은 그를 좇아 한성고에 입학했다. 박태준은 고교시절부터 이 코치한테 직접 조언을 구했고, 이 코치는 학교까지 찾아와 다양한 기술을 전수해줬다.
박태준은 고교 1년 시절 신장이 170㎝ 초반이었지만 이후 180㎝까지 크면서 급성장했다. 고 3때인 2022년 태극마크를 획득하는 쾌거도 이뤘다.
경량급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박태준은 2022년 10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한 월드그랑프리 시리즈에 처음 출전해 58㎏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했다.
박태준은 "내가 이 순간(금메달 획득)을 위해 20년을 살아온 것 같다. 내 선수 생활이 담긴 값진 금메달"이라면서 "올림픽 금메달은 모든 스포츠인의 꿈이다. 뜻깊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