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청풍' "중구A사 무단 사용" 주장
A사측 표절 선그어 "업계 전반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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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청풍이 운영하는 '잠시섬' 프로그램 내용(왼쪽)과 이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A사 프로그램 내용. /협동조합 청풍 제공

인천 강화도에서 '체류형 관광·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고 있는 단체가 인천 지역 내 유사 프로그램의 '표절 의혹'을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인천에서 이른바 '로컬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늘어나는 추세라서 지역 문화계가 이번 논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12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3년부터 강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협동조합 청풍'은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문화기획자의 창작물은 어떻게 보호받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청풍은 2019년부터 인천 중구 구도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A사가 최근 출시한 체류형 관광·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자사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청풍이 표절을 주장하는 콘텐츠는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잠시섬' 프로그램이다. 협동조합 청풍은 ▲프로그램 구조와 사용자 경험 설계 ▲콘셉트와 마케팅 방식 ▲여행자 유형, 로컬 미션지 등 개별 프로그램과 홍보 문구 등을 A사가 무단으로 차용해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풍과 A사의 프로그램 모두 현재 SNS 등지에서 활발한 홍보 활동이 진행 중이다.

청풍은 '콘텐츠 비교 내용'을 제시하면서 '사색가' '미식가' '예술가' 등으로 나눈 여행 유형 선택, '로컬 미션' 내용과 수행 방식, '지역 호스트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 전반적 구성이 A사가 중구 구도심 등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거의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청풍 관계자는 "'잠시섬' 프로그램은 2016년부터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씩 쌓아올려 창작한 콘텐츠로, 특히 여행자 유형이나 지역 호스트 연계 등 상품 구성은 전국에서도 처음 시도한 것"이라며 "청풍이 기획한 독창적 프로그램임에도 그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하지 않고 그대로 차용하는 것은 지역 문화 생태계 측면에서도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사는 표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A사 관계자는 "여러 기획자들이 긴 시간과 과정을 거쳐 만든 로컬 체류형 프로그램"이라며 "단순 비교로 오해할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청풍 측이 제기한 것들은 국내외 로컬업계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