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식 볏짚 꾸러미 계란 눈길
고추·참깨·호박 등 손님 맞이
101곳 대규모 320가구 농민증

 

12일 오후 1시30분, 인천 강화군 풍물시장 앞에 펼쳐진 오일장은 폭염 경보가 내려졌음에도 물건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었다.

이날 강화 오일장에는 말린 고추, 참깨, 애호박, 오이, 가지, 팥, 강낭콩, 청콩, 흰콩, 서리태, 감자, 쪽파, 여주, 블루베리 등 다양한 농산물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간간이 농산물 이외의 공산품 매대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의 발길은 농산물 쪽으로 향했다.

 

12일 강화 오일장에서 김혜식(78) 할머니가 볏집 꾸러미에 담은 계란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8.12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12일 강화 오일장에서 김혜식(78) 할머니가 볏집 꾸러미에 담은 계란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8.12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특히 옛날 방식대로 볏짚으로 꾸러미를 만들어 파는 계란이 눈길을 끌었다. 집에서 키우는 닭이 낳은 계란이라고 했다. 10개 한 꾸러미에 4천원이라고 했다. 김혜식(78) 할머니는 계란 꾸러미 4개를 갖고 나왔는데 오전에 2개를 팔았다고 했다. 계란은 장날마다 나오는 게 아니다. 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올 때는 그들 몫이어서 장에 내다팔 게 남지 않는다.

김혜식 할머니는 애호박 하나에 2천원, 오이 한 바구니에 5천원을 받았다. 올해 수확한 고추 한 포대는 15만원이다. 김 할머니는 농사를 지어서 자식 셋을 대학까지 가르쳤다. 모두가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는 게 자랑스럽다. 이제는 편하게 지내시라고 자식들이 아우성을 치지만 평생 해 온 일을 접을 수가 없다. 김 할머니는 이날도 새벽 5시에 나왔다.

 

12일 강화풍물시장 앞에는 강화 오일장이 섰다. 김혜식(78, 사진 가운데), 김화자(85, 사진 오른쪽) 할머니가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물건을 나르기 위해 준비 중인 김정학(74) 할머니. 2024.8.12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12일 강화풍물시장 앞에는 강화 오일장이 섰다. 김혜식(78, 사진 가운데), 김화자(85, 사진 오른쪽) 할머니가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물건을 나르기 위해 준비 중인 김정학(74) 할머니. 2024.8.12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강화 오일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서울에서 왔다는 유준걸(39)씨는 "도시에서 보는 일반 시장하고는 느낌이 다르다"면서 애호박 등 이것저것을 바리바리 구입했다.

강화군에는 풍물시장 앞 강화오일장과 길상면의 온수오일장이 있다. 온수오일장은 13명 정도가 시장을 꾸리는 소규모다. 4일과 9일에 장이 선다. 강화오일장은 물건을 팔 수 있는 구역이 101곳이나 되는 대규모다. 강화군청은 강화오일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기본 자격으로 농민증을 발급하는데, 총 320가구가 농민증을 받았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