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측 "英에 반품 안돼" 입장

60대 남성 A씨는 지난 6월 평소 자주 이용하던 명품 거래 플랫폼을 통해 한 판매처에서 38만원을 주고 영국 명품 브랜드 신발을 구매했다. 한참을 걸려 배송된 제품을 받아본 A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이 주문한 275㎜ 대신 엉뚱하게 250㎜ 사이즈의 신발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건 자신이 주문한 브랜드 제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A씨는 B사에 환불을 신청했고 배송받은 박스에 제품을 담아 송장을 붙인 뒤 판매처에 반송했다.
그런데 며칠 후 A씨는 반품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반품 과정에서 A씨가 박스 표면에 펜으로 판매처 이름을 적고 송장을 붙이면서 박스가 훼손됐다는 게 반품 불가 이유였다.
A씨는 "플랫폼에 표시된 브랜드의 신발도 아니었고 사이즈까지 다르게 왔는데 박스 훼손만 갖고 환불을 안 해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품을 위한 작업이었을 뿐이지 고의로 박스를 훼손한 게 아닌데, 그걸 문제삼아 한두푼도 아닌 돈을 환불 안 해주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해당 플랫폼 내 판매처에선 여전히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반송 제품이 정상적으로 왔다면 환불 처리했겠지만, 박스가 훼손돼 영국으로 다시 반품이 안 되고, 그렇다고 다른 고객에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브랜드의 상품이 배송된 이유에 대해선 "A씨에게 전달된 건 A씨가 생각한 브랜드의 세컨 브랜드로, 플랫폼에 등록할 땐 세컨 브랜드 카테고리가 없어 기존 브랜드로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