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jpg
김범철 화성시을선관위 지도계장
잠에서 깨니 새벽 4시. 계속된 야근으로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시간을 확인하자마자 반사적으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오늘은 4월10일 수요일, 바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선거일이자 개표가 있는 중요한 날이다. 다행히 별다른 사고 없이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가 되고, 우편투표 개표업무 담당인 필자는 정당추천 위원들과 후보자 측에서 보낸 개표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던 우편투표함을 차량에 싣고 개표소로 향한다.

사무실을 나선 지 20분쯤 지나자 배드민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의 환한 불빛이 보인다. 주차장에서 우편투표함을 들고 개표장 안으로 들어서니 시끌벅적함과 긴장감이 뒤섞인 개표장 특유의 열기가 느껴진다. 이번 선거에서 화성시을선관위가 개표해야 하는 투표지 수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47만2천 표 정도의 많은 양이다. 이 많은 투표지가 투표함 접수와 개함, 투표지 분류 및 심사·집계, 개표상황표 확인, 후보자별 득표수 검열 및 공표, 개표상황 보고 등의 개표과정을 거친다.

시간이 흘러 4월11일 새벽이 되자 분주하고 어수선하던 개표장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바뀐다. 끝이 없을 것만 같던 개표작업은 오전 8시30분 경에야 마무리된다. 개표사무원들은 이미 다 귀가했고, 직원들과 함께 개표 장비와 투표지 보관 상자를 위원회 사무실로 옮기고 나니 정오가 넘었다. 장장 18시간에 걸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가 무사히 끝났다.

투표지는 후보자들의 득표를 위한 노력의 결정체이자 유권자의 뜻이 담긴 소중한 증표임을 알기에 선관위 직원들은 정성을 다해 후보자별·정당별 유효표와 무효표를 구분하고, 집계와 검수를 하는 데 실수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개표과정에서의 실수나 오류는 선거소송의 원인이 되거나 재검표를 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개표는 이 꽃의 소중한 열매일 것이다.

/김범철 화성시을선관위 지도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