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첫주 51명 입원 '증가 추세'
감염병 대응 환경 국내 최고수준
조승연 원장 "공공 의료의 책무"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지역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인천의료원은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동안 방역 최전선에서 인천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활약하며 지역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기미를 보이자 인천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 음압격리병실을 마련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가적 의료 위기 상황에서 '믿을 건 공공의료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천의료원은 지난 6일부터 5층 45베드 절반을 코로나19 전담 음압격리병실로 가동하고 있다. 인천의료원의 이번 조치를 '선제적'이라 부르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굳이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음압격리병실을 마련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31일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독감과 같은 수준인 4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 차원의 확진자 집계도 종료됐고,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도 유료화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가 차츰 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인천지역 표본감시의료기관 13곳의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7월 첫 주 8명인 입원 환자는 둘째 주 19명, 셋째 주 13명, 넷째 주 37명, 8월 첫 주 51명 등 꾸준히 늘었다. 인천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 그래프 참조
인천의료원이 지난 6일 격리병실 가동 당시 3명이던 입원 환자는 지난 14일 기준 15명까지 늘어났다. 열흘 남짓한 기간 입원 환자가 무려 5배 증가했다. 스스로 찾아오는 환자도 있지만 지역 다른 민간병원 의뢰로 입원한 환자도 많은 상황이다.
인천의료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의료 시설과 체계를 정비해왔다. 인천의료원은 2021년 말 18억원을 투입해 4층과 5층 전체(90베드)를 '하이브리드 병동'으로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평상시 일반 병동으로 사용하다가 감염병이 발생하면 음압병동으로 즉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또 호흡기외래센터를 구축해 호흡기 발열 환자와 일반 환자의 이동 동선이 분리되도록 했다. 인천의료원의 감염병 대응 환경은 타 지역 병원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음압격리병실을 운영하면서 일반 환자도 완벽하게 진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는 얘기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공공의료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욕심을 내거나 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 여력을 충분히 갖췄다"면서 "걱정하지 말고 아프면 병원을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한다는 인식 때문에 일반 외래 환자가 줄어들 수 있는 문제는 정부와 인천시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인천의료원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외래 환자가 줄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매달 적자를 거듭해오던 인천의료원은 최근에서야 병상 가동률을 팬데믹 이전 수준인 73%까지 끌어올렸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