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오션포레 베네스트 1096가구
시공사 측 760억원 못받았다 강조
전 시행사 이자 미납에 조합서 나서
"건설사 등과 함께 분담 방안 협의"
인천 중구 영종도 한 아파트가 준공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사업 비용 증가, 시행사와 시공사 간 갈등 등으로 입주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인천 중구 운북동 오션포레 베네스트 아파트(1천96가구)는 지난해 10월 준공됐다. 하지만 전 시행사(시너지밸류제2호)가 대출금 이자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의 80% 정도가 가입된 누토피아 협동조합이 지분 확보를 통해 시행사 지위를 획득했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게다가 공사비를 받지 못한 시공사가 8월 초부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어 입주 시기는 더 불투명해졌다.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입주예정자 최지윤(가명)씨는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상가주택에서 매달 85만원을 내며 살고 있다. 그는 "집주인을 설득해 올해 11월까지는 상가주택에 머물 수 있다"면서도 "그 전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지 않으면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 최수인(가명)씨는 5개월째 동생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그 전에 살던 집 임대차 계약 기간이 올해 3월 끝났기 때문이다. 가구와 전자제품 등은 매달 25만원을 내고 컨테이너에 보관 중이다.
그는 "올여름에도 입주를 못할 줄 알았다면 냉방이 되는 컨테이너에 짐을 맡겼을 것"이라며 "경제적·정신적으로 피해가 크다. 아파트 입주가 빨리 이뤄져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아파트 입주가 지연되면서 모텔 등에서 생활하는 입주예정자도 많다고 한다.
중구 운북동 오션포레 베네스트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이다. 최초 확정분양가(3억5천만원)의 10%를 낸 뒤, 매달 임차료를 지불하며 거주하는 방식이다. 10년 뒤 분양가의 90%를 내면 매입(분양전환)이 가능하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준공됐지만, 전 시행사가 자금 문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주가 지연됐다. 누토피아 협동조합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달 시행사 지위를 획득했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당장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가 입주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시공사인 동원건설산업 측은 공사 대금과 이자 등 약 760억원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동원건설산업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입주를 막거나 방해할 생각은 없다. 공사비 지급을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에 누토피아 협동조합 관계자는 "입주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비용이 크기 때문에, 이를 건설사 등과 조합원이 함께 분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시공사 측과 계속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입주예정자 간 갈등도 있다. 누토피아 협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 변경 과정에서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발생한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