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들에게 인사하는 민주당 새 지도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임이 확정된 이재명 신임 당대표와 새 최고위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주·전현희 최고위원, 이재명 당대표, 김민석·한준호 최고위원. 2024.8.18 /연합뉴스
 

어제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예상대로 이재명 대표의 압도적 승리로 끝나고, 최고위원들도 확정했다. 정당사에 유례가 없는 당 대표 연임이 현실이 됐다. 뿐만 아니라 최고위원들 모두 친명계 일색인 만큼 당내 이견이 드러날 만한 공간 자체가 사실상 소멸된 것이나 다름없다. 전당대회 기간 동안 당 대표로 누가 선출될 것인지는 관심 밖이었다. 최고위원 중 누가 탈락하느냐만 관심이었다.

지금의 여야 관계는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당과 야당연합의 입법 강행과 대통령의 거침없는 거부권 행사, 국회에서의 재표결에서 해당 법안 폐기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정치라고 할 수는 없다. 어떠한 원칙론과 당위론도 지금의 여야 국회에는 소 귀에 경 읽기다.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 이 대표와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주된 원인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비명 등 이 대표와 조금이라도 각을 세웠거나 이견을 낸 사람들은 철저히 배제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지만 영장은 기각된 적이 있다.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정당이 동원되다시피 한 게 작금의 야당의 현실이다. 민주당 이 대표는 다수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연임에 성공한 데다가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당헌마저 고쳤다. 완전하게 당권을 장악한 이 대표와 그의 지도부에 이견을 낼 세력도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 형국이 되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됐다지만 친문의 구심점으로 야당 내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살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뉴라이트라는 비판을 받는 인사의 독립기념관장 임명으로 경축식마저 나눠서 치러진 지가 바로 엊그제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남발하는 여권도 자중해야 하지만, 입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과 사실상 민주당을 좌지우지하는 이 대표의 신중한 입법권 행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과 대통령실의 책임 못지 않게 야당은 입법부의 실질적 권한을 차지한 세력답게 포용과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이 대표의 2기 체제에도 지난 1기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고 여권을 탄핵하기 위한 특검 등이 남발된다면 야당 역시 국민의 호된 비판과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통합과 협치를 위한 노력의 책임이 여권과 마찬가지로 제1야당인 민주당에 있음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