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M' 예술 추가 '융합교육' 참신성 제공
문화예술교육 확장위해 기관간 발빠른 협약
과학인재 세계 곳곳 비상… 새로운 길 열것
부천시는 과학고 설립 준비 기간 단축, 예산 절감, 지역의 긍정적인 분위기 등 여러 강점을 갖고 있다. 그 가운데 백미는 과학 인재들의 가능성을 더욱 꽃피워줄 문화예술 콘텐츠와 인프라가 그 어느 곳보다 풍성하다는 점이다. 부천은 문화예술 기반이 탄탄하게 갖춰진 도시다. 도시의 발전을 이끈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7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시작해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등 국제문화축제를 20년이 넘도록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2017년 동아시아 최초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선정, 2019년 국가지정 문화도시 선정 등 공신력 있는 대내외 기관의 인정도 받았다.
지난해 부천아트센터·웹툰융합센터가 개관하며, 한 차원 더 진화했다. 나아가 최근 막을 내린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로 '인공지능(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도입하고, 국제콘퍼런스와 워크숍도 개최하며 AI와 만난 문화예술을 화두로 던졌다. 자본의 제약 없이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카메라와 배우가 없어도 영화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부천에서 과학과 문화예술이 만나 전에 없던 가능성을 열었다. 영화·만화·웹툰·클래식·문학 등 부천에 자리 잡은 다채로운 문화예술이 톡톡 튀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과학 인재들에게도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과학 인재와 문화예술의 만남은 시대 흐름과도 부합한다.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하나로 묶은 교육과정을 각 영단어의 첫 알파벳을 따 'STEM 교육'이라 부른다. 현재는 STEM에 예술(Arts)을 추가한 STEAM이 '융합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교육 현장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문화예술이 지닌 창의성과 혁신의 영감이 이공계 영역과 어우러지며 학생들에게 더 넓고 참신한 시야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뛰어난 과학자 곁에는 문화예술이 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과학과 예술 모두에 능했다.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음악에 눈을 떴다. 연구가 뜻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마다 바이올린을 들었고, 음악적 영감을 통해 실마리를 풀었다. 그는 "상대성 이론은 나의 직감에서 왔다. 그 직감은 바로 음악에서 비롯됐다. 내가 여섯 살이 되던 해 부모님이 소개한 바이올린 덕분에 음악에 심취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예술은 감상과 여가를 넘어 세상을 뒤흔드는 역사적 도약에 훌륭한 동력이 된다.
미래세대의 창의력 증진과 예술 감수성 향상을 위한 지역사회의 움직임도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달 부천문화재단과 경기도부천교육지원청은 지역·학교 연계를 통한 문화예술교육 확장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협약을 통해 ▲지역·학교 문화예술 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지역 연계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 ▲미래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문화예술 융합형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부천에는 첨단산업이 움트고 있다. SK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연구개발(R&D)을 이끄는 고급두뇌들이 부천 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 SK그린테크노캠퍼스에 모이고, 부천로봇산업연구단지에서는 로봇산업의 내일이 자라고 있다. 이 같은 4차 산업의 둥지에서 문화예술의 양분을 한껏 흡수한 과학 인재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 하늘 높이 비상할 것이다. 부천의 과학고는 비단 부천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선택이다. 부천의 과학고는 우리 앞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
/조용익 부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