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방식 업체 담합 의혹 제기

보편복지 취지 어긋나 우려 목소리
후반기 도의회서 통과될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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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가 무상교복 현물지급 대신 현금지급 가능한 조례안 추진하면서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도내 한 교복업체. /경인일보DB

 

경기도의회가 무상교복의 현물지급 대신 현금지급이 가능하도록 개정하는 조례안을 추진하는데,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갈리고 있다.

품질 저하와 담합 등 제도 시행 6년간 학교가 공동구매해 발생한 부작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있는 반면, 학생별 교복 브랜드 격차로 보편복지라는 제도 취지에 어긋나는 데다 교복값 상승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는 19일 국민의힘 소속 정하용(용인5)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학교 교복 지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조례안은 학부모의 80% 이상이 동의할 경우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교복구입비(30만원)를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부득이한 경우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2019학년도 중학교, 2020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지원된 무상교복은 현재 교복구입비 예산(도교육청 50%, 도 25%, 시군 25%)을 지원받은 학교가 학생에게 현물을 준 뒤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든 학교가 학교주관구매제를 택하다 보니, 일부 지역에선 교복업체가 학교와 서로 짜고 납품하는 담합 의혹이나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중국산 소재를 구입해 속여 파는 '택갈이' 등의 품질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금 지급을 할 경우 학생들이 원하는 교복 브랜드나 품질 등을 선택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정책 취지에 어긋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같은 학교 내에서 구입비(30만원) 이상의 명품 고가 브랜드 교복 구매가 늘어날 경우 학생별 격차와 낙인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다. 교복 업체별 가격 경쟁을 다시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물가상승이 지속되며 의류 품목 역시 지난해 기준 3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상태라 개별구매 부담이 더욱 클 것이란 관측이다.

이러한 우려로 앞서 해당 개정 조례안은 지난 6월 도의회 정례회에서 교육행정위원회에 상정돼 찬성 7명, 반대 8명으로 부결 처리된 바 있다.

당시 교행위가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8명 등 모두 16명으로 구성됐지만, 후반기엔 위원장이 국민의힘으로 바뀌고 8명 이상의 위원이 교체돼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입법예고에는 390개가 넘는 찬반 댓글이 달린 상태다. 개정 조례안은 다음 달 2일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정하용 의원은 "현재 현물 지급으로 발생한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해 선택권을 주는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라며 "현금 지급에 대한 여러 우려도 있지만, 80% 이상의 학부모 찬성이란 전제조건을 달아놨다. 이 정도로 현금 지급을 찬성함에도 선택권을 주지 않는 것은 오히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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