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소위, 22대 첫 민생법안 의결
與·政 '피해자 선택권' 野요구 수용
野, 정책 시급성 정부수정안 받아
이중계약 피해자도 지원대상 포함
'피해자 주거 선택의 자유 존중' 취지를 담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이하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대안)이 '여야 합의'로 8부 능선을 넘었다.
법안 개정을 위한 1차 관문인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소위가 개정안을 마련해 의결한 것인데, 여야할 것 없이 해당 법안이 22대국회 들어 여야가 합의한 첫 민생법안인 점에 남다른 의미를 두고 있다.
정부여당안을 기초로 법안 심사를 시작해 야당의 '사각지대 최소화' 요구를 정부가 한발 물러서서 LH 전세임대로 대안을 가지고 온 점, '선구제 후구상'에는 못 미치지만 야당이 정책집행의 시급성을 감안해 정부 수정안을 받아들인 점 등이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띈다.
국회 국토위 국토법안소위는 20일 맹성규 국토위원장실에서 여야 합의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대안을 마련해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안의 요지는 피해임차보증금 한도내에서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해 피해자의 임차료를 최장 10년동안 지원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여야 합의안에는 LH전세 임대도 포함됐다. 피해자의 사정변경, 기존 주거지역 인근에 공공임대가 없을 경우를 감안해 피해자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를 정부여당이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자가 피해 보증금 범위에서 민간 전세 물건을 찾아오면 LH가 대신 계약을 체결해 피해자에게 임대해준다.
이 외에도 여야 합의안에는 이중계약피해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전세사기 피해주택 인정 규모도 보증금 7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피해주택에서 퇴거해 경매 낙찰 차액을 받으려면 사유를 제한했는데 이것도 없앴다. 청년피해자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을 기존 피해주택과 유사한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근거 규정도 포함됐다.
전세사기피해주택이 주택관리자가 없이 방치됐던 것을 지자체 등에게 공공위탁 방식으로 관리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법안 집행에 행정력이 상당히 소요되고, 피해 사례가 다양해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시행 중 법 해석을 두고 갈등이 남아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국토소위 민주당 간사인 이소영(의왕과천) 의원은 "법안의 현실적 문제가 있음에도, (당론인) '선구제 후구상'을 담은 민주당 안을 고수하는 것이 거부권 절차 때문에 피해구제를 지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토소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은혜(성남분당을) 의원은 "정쟁이 아닌 민생을 위해 입법 폭력이 아닌 입법이 정상화 됐다"며 "부족하고 아쉽지만, 여야 합의로 피해자 권리를 회복하고 구제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