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집값과 가계대출이 상승함에 따라 기준금리가 13차례 동결되며 역대 최장 동결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0.25%p 인상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번 금리 동결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과 가계부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올랐다.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 매매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또 1년 뒤 집값에 대한 판단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 역시 전달보다 3p 상승한 118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7월 이후 은행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 왔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9천178억원으로, 이달 들어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4조1천795억원 더 불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보면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1천896조2천억원으로 전분 기말 대비 13조8천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뜻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 전환 상황은 조성됐지만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든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융통화위원 모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4%, 2.5%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