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숲 '탁트인 한옥호텔'… 별 다섯개 궁궐 같은 품격


유네스코 등재 최기영 대목장 등 거장 건축 참여
전체 30채 각각 독립 별채 운영·전객실 히노키탕
다도·한복체험… 전통양조·명상 등 프로그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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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 중 가장 성공한 '자족 도시'로 평가받는다.

송도 한복판에는 업무용 고층 빌딩과 물결치는 모양의 커튼월 아파트 단지 사이 도심 속 휴식공간 센트럴파크가 자리잡고 있어 평일과 주말 내내 주민과 직장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센트럴파크 한 편에 2005년 5월 한옥호텔이 문을 열었다. 송도 도심 숲에서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연수구 테크노파크로 200)이다.

경원재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생각하면 안 된다. '제대로' 지은 궁궐 같은 한옥이다. 2016년에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국내 한옥호텔 최초로 5성(별 5개) 인증을 받았고 현재까지 국내 유일의 5성급 한옥호텔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의 인천 대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진한 신규 우수 웰니스 관광지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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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재 전경.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제공

■ 고풍스러운 전통한옥 체험, 도심 속 휴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소유하고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운영하는 경원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최기영 대목장(중요무형문화재 제 74호)을 비롯해 김성호 칠장(충청북도 무형문화재 27호), 이근복 번와장(중요무형문화재 121호), 임충휴 칠기명장, 가풍국 목공명장 등 국내 한옥 거장들이 각 건축 공정마다 참여한 전통한옥이다.

날카롭고 중첩된 기와지붕과 고색의 나무기둥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특징이며 고려시대 인천지역 지명인 '경원부'(慶源府)에서 따와 '경원재'(慶源齋)로 이름을 지었다. 객실로 구성된 경원재뿐만 아니라 행사와 연회가 가능한 '경원루'가 함께 포함돼 있다.

경원재 로비로 들어가면 소나무에 공작이 새겨진 나전칠기 작품 '홍매화 공작도'(정수화 칠기명장)가 먼저 눈길을 끈다. 작품 옆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관련된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이밖에도 구입 가능한 전통주와 각종 특산물, 기념품들이 로비에 함께 전시돼 있다.

경원재 한식당 '수라'에서는 화려한 '궁중 상차림'부터 간단한 한식요리까지 즐길 수 있다. 한식당 내 3개의 별실이 있어 독립된 개별 모임 진행도 가능하다. 한식당은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객실
기와지붕과 나무기둥이 어우러진 경원재 객실.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제공

경원재 로비 밖 야외로 객실이 이어진다. 한옥 처마 밑 돌길을 따라가면 지수정, 풍월정, 덕수정, 금수정 등 고풍스러운 이름의 명패가 붙은 객실 대문이 나온다. 전체 객실은 모두 30채로 로열 스위트룸( 95.04㎡, 마당 포함 시 약 150㎡) 2채, 디럭스 스위트룸(57.6㎡, 마당 포함 시 약 100㎡) 12채, 디럭스 온돌(42.84 ㎡) 2채, 디럭스 더블&싱글(42.84㎡) 7채, 디럭스 더블(36.64㎡) 7채 등이다.

모든 객실이 각각 독립된 별채로 이뤄졌고 소규모로 운영된다. 다른 숙박객과 마주칠 일이 적은 장점이 있다. 밤이 되면 고요한 한옥에서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송도의 야경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전 객실에는 '히노키탕'으로 알려진 편백나무 욕조가 설치돼 있어 아늑하고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다. 로열 스위트룸에는 편백나무 욕조 옆으로 사우나가 마련돼 있다. 또 경원재는 전객실 얼음 정수기를 비치해 플라스틱 절감에 동참하고 있다.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기와지붕과 나무기둥이 어우러진 경원재 욕실.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제공

■ '다도' '한복' 체험 통해 이색적 경험…외국인에게도 인기


경원재만의 특징 중 하나는 전통한옥과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다도체험'이다. 경원재 투숙객은 각 객실에 준비된 다기세트를 이용해 내부 또는 대청마루, 마당 테이블 등에서 따뜻한 전통차를 즐길 수 있다. 전통차 종류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녹차부터 국화차, 겨우살이차, 감잎차 등이 제공된다.

또 다도체험 외에도 한복을 빌려 입을 수 있는 '궁중 한복 체험'(유료)이 가능해 경원재 곳곳 '포토 스팟'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객실
기와지붕과 나무기둥이 어우러진 경원재 내부 모습.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제공

경원재의 투숙객은 2020년 1만7천206명, 2021면 1만7천716명, 2022년 1만6천879명, 2023년 1만5천212명, 올해 상반기 8천345명 등으로 매년 평균 1만7천여명이 꾸준히 방문 중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할 때는 독립된 각 객실이 오히려 인기를 끌어 방문객이 더 많기도 했다.

최근 외국인 투숙객의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 2021년 67명이었던 외국인 투숙객은 2022년 857명, 2023년 1천823명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637명의 외국인 투숙객이 경원재를 찾았다.

경원재는 국내 유일 5성 한옥호텔의 특징을 살려 투숙객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에서 웰니스로 지정된 다른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해 전통양조 체험, 명상 체험 등 '한국'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을 준비하겠다는 목표다. 또 전통한옥의 아름다움을 시민들이 느낄 수 있게끔 '개방 행사'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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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재 전경.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제공

경원재 앰배서더 이슬기 마케팅 매니저는 "국내 한옥에서 5성 숙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경원재"라며 "객실이 워낙 소규모여서 인천에 전통한옥 호텔이 있는지 모르고 계시는 분들도 많다. 앞으로 다양한 시민개방 행사를 통해 한옥의 '멋'을 알려갈 생각"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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