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불똥 객실 화재로 번진듯
화재 전 ‘타는 냄새’ 투숙객 문의

전날인 22일 오후 7시39분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진 가운데 불은 객실 내부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소방당국의 추정이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팀 등 5개 기관은 관계자 33명을 투입해 23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30여 분 동안 합동 현장 감식을 실시했다. 이날 감식에서 소방당국은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발화지점인 810호 객실 내 에어컨 스파크 등 전기적 요인을 지목했다.
앞서 소방당국은 이날 0시45분께 최종 인명검색을 마치고 실시한 현장 브리핑에서 불이 나기 전 810호 투숙객이 “방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며 객실을 바꿔달라고 호텔에 요구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호텔 관계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감식을 실시한 소방 관계자는 “에어컨 쪽에서 불똥이 떨어져 객실 내 목재 가구 등에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화재 당시 810호 문이 열려있어 화재가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객실 변경을 요청한 810호 투숙객과 호텔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 결과와 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7명의 사망자와 1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번 불은 건물 전체로 확대되진 않았지만 객실 내부로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져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