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점자도서관·율목어린이공원 등 박두성 서거 61주기 추모 행사
"한글 점자 '훈맹정음 '(訓盲正音)을 만든 송암 박두성 선생을 아시나요?"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 25일 서거 61주기를 맞아 인천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일제강점기 특수교육기관이었던 '제생원' 맹아부(현 국립서울맹학교)의 유일한 한국인 교사였던 그는 1926년 일제의 감시를 피해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 '훈맹정음'을 완성해 반포했다. 한글 체계를 그대로 따와 만든 이 한글 점자는 지난 2020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인천 강화군 교동 출신인 박두성 선생의 발자취는 인천 곳곳에 남아 있다. 그의 생가가 있었음을 알리는 기념비는 인천 중구 율목어린이공원에 있고, 강화군 교동의 고향집은 인천시가 역사공원으로 조성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한글 점자 설명서와 한글 점자 타자기 등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는 송암점자도서관은 미추홀구에 있다.
23~24일 진행된 추모 행사를 주관한 송암점자도서관 측은 도서관 내 박두성 기념관을 시작으로, 중구 율목어린이공원, 강화군 교동 박두성 역사공원 등을 돌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추모 행사에서 만난 박두성 선생의 손녀 박혜숙(75)씨는 "10여년 동안 유가족과 박두성문화사업회 관계자들이 할아버지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누구보다 시각장애인 제자들을 사랑하셨던 할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이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 추모식을 열 수 있어서 뜻깊다"고 했다.
율목어린이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시각장애인 단체 관계자, 김정헌 중구청장, 인천시 김학범 문화복지국장, 인천혜광학교 이석주 교장 등이 참석했다.
이규일 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회장은 "인천은 박두성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의미 있는 도시"라며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까지 박두성 선생의 업적을 되새기고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