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철 도래, 불경기 도매가 급락
1㎏당 2천~5천원↓ 7천원대 거래
어민·위판량 감소… 경매도 한산
직판장 '양념집'도 점심시간 텅텅


26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궁평항수산물위판장에서 열린 경매에 참여한 어민은 총 15명, 물량은 450㎏으로 평상시와 비교해 적은 수치였다. 2024.8.26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26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궁평항수산물위판장에서 열린 경매에 참여한 어민은 총 15명, 물량은 450㎏으로 평상시와 비교해 적은 수치였다. 2024.8.26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26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에서 만난 이모(66)씨는 꽃게잡이 출어에 나서지 않았다. 전날 수협에 위판했던 꽃게(소)의 1kg당 도매가격이 4천~5천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바다에 꽃게가 많고 가을게는 추석 전까지만 나오는데 4명이 배를 타고 나가 꽃게를 잡아봐야 인건비도 건지지 못한다"며 "바다에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금어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꽃게잡이 철을 맞았지만 불경기로 인해 꽃게 도매가격이 하락해 어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화성시 궁평항수산물위판장에서 열린 수산물 경매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위판에 참여한 어민은 총 15명, 물량은 450㎏에 불과했다. 어민 20명 정도가 참여해 600㎏~700㎏에 달하는 물량이 거래되던 평소와 비교하면 부족한 양이다.

이는 꽃게 도매가가 떨어지면서 꽃게잡이에 나선 어민 수가 줄어들면서 위판되는 꽃게량도 그만큼 감소했다. 실제 이날 꽃게 1㎏당 7천원대에 거래됐다. 지난 20일까지던 금어기가 끝난 직후 1㎏당 9천원대에 팔리던 것과 비교하면 20%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경기수협 궁평항사업소 관계자는 "주말을 지나면서 꽃게 가격이 2천원 정도 떨어졌다"며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물건이 잡히는 양과 무관하게 가격이 내려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애써 잡아온 꽃게 판매를 포기하고 지인들에게 보내기 위해 위판장 앞에서 스티로폼 상자에 살아있는 꽃게와 얼음을 넣는 어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36년째 꽃게잡이를 이어왔다는 김모(60)씨는 "가격이 너무 떨어져 기름값도 안 나와 그냥 가족들한테 보내려고 포장하고 있다"며 "장사가 안돼서 그런지 도매가도 너무 안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궁평항
26일 오후 1시30분께 찾은 궁평항수산물직판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상인 박왕규(58)씨는 손님 두 명에게만 수산물을 팔았다고 했다. 2024.8.26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점심시간, 직판장에서 산 수산물을 바로 먹을 수 있는 '양념집'도 3개 동이 무색하게 1개 동에만 그것도 절반 가량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양념3호집'을 운영하는 김하순(62)씨는 "못해도 2개동은 다 찼는데 요즘 들어 손님이 너무 없다"며 "점심시간에 찾는 손님이 없으면 오늘 손님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활어 20종을 포함해 수산물 40여종을 직판장에서 판매하는 박왕규(58)씨 역시 "꽃게는 하루 이틀이면 죽어 조금씩만 들이는데도 30%정도는 팔지 못한 채 죽어버려 매운탕용 떨이로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