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못나갔지만 더 많은 기회 얻어"
장애인 귀화 1호 패럴림피언 원유민(36)이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에 위대한 도전장을 던졌다.
원유민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선수촌에서 첫 공식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IPC 선수위원은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때 신설된 자리로 IPC 위원과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추천을 받은 원유민은 홍석만(현 한국도핑방지위원회 선수위원장)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4년 임기의 IPC 선수위원 당선을 노린다.
1988년 1월 한국에서 태어난 원유민은 4세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고 12세때 가족들과 캐나다로 이민갔다. 그는 캐나다에서 이방인이었지만 장애인 선수로 안정적인 생활을 했다. 운동과 학업에 열중해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심리학과에 진학했고, 캐나다 휠체어 농구 국가대표로도 뽑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유민은 2017년 한국행을 결심했다. 모국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고 싶어서였다. 그의 부모님도 더 나은 환경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그를 도왔다.
한국에서 쓰던 이름인 '원유민'을 캐나다에서 그대로 사용하고, 한국말을 잊지 않는 등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원유민은 한국 국적을 회복한 뒤 노르딕스키 선수로 전향해 훈련에 전념했다.
하지만 평창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패럴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마지막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거나 이전 국적 국가패럴림픽위원회의 허락이 필요한데, 캐나다 패럴림픽위원회가 이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유민은 노르딕스키 선수로 2022 베이징 패럴림픽에 출전해 한국 선수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파리에선 IPC 선수위원 자리에 도전한다.
원유민은 "비록 꿈꾸던 평창 패럴림픽은 출전하지 못했지만, 한국 귀화를 후회하지 않는다"며 "한국은 내게 더 많은 기회와 꿈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IPC 선수위원 후보는 9월5일까지 선거 유세 활동을 할 수 있고, 홍보활동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시간과 장소도 정해져 있다. 투표 결과는 9월8일 파리 패럴림픽 폐회식에서 공개된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