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청, 내년 1월 2단계 신청 전망
늦어도 11~12월까지 동의 의사 필요
30일 설명회… 수용성 난항 예상
인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이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2단계 등재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중 강화군·옹진군 등의 주민 수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인천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가유산청은 내달 말 유네스코에 '한국의 갯벌' 구역 확대 신청서 초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이 제출할 초안에 인천 갯벌은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유산청이 2단계 등재 구역에 인천 갯벌을 포함하기 위해선 강화군·옹진군 등 갯벌을 보유한 기초자치단체의 참여 의향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 기초단체는 주민들의 반발과 '추가 규제' 우려로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한다.
지난 7월 입법예고된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일부 개발사업의 경우 세계유산위원회의 요청이 있으면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 갯벌에 적용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국토교통부), 해양환경영향평가(해양수산부), 전략환경영향평가(환경부) 등 기존 여러 규제 제도에 세계유산영향평가까지 중복될 수 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 1단계는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보성·순천 등 4개 지역이다. 유네스코는 이들 네 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2단계 추가 대상지를 정해 2024년까지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인천을 포함한 한국의 주요 갯벌을 추가 등재하라는 권고도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2단계 등재 본 신청은 내년 1월 중순에 이뤄질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이 마련한 초안에 인천 갯벌을 반영하려면 관련 데이터 분석 자료를 추가해야 하고 영문 번역 작업도 필요해 늦어도 오는 11~12월까지는 강화군·옹진군의 동의 의사가 확정돼야 한다는 것이 국가유산청과 인천시 설명이다.
인천시는 오는 30일 주민설명회를 앞두고 있지만, 주민 수용성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세계유산법 시행령이 엄격하게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담겨 주민들을 설득하는 게 더욱 어려워진 건 사실"이라며 "주민들에게 세계유산법 시행령 등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세계유산으로 갈 건지 안 갈 건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 인천 갯벌 반영 여부를 결정지어야 연내 본 신청서를 마련해 제출할 수 있다"며 "인천 갯벌 추가 등재 권고 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세계유산 2단계 등재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