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개인 개성·성과 중시
존중받길 원해… 당연한 시대흐름
어디까지 받아들이느냐가 문제
'안세영 논쟁' 우리사회 대표 사례
지혜모아 슬기로운 해법 찾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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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국민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 존 에프 케네디가 1961년 1월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연설문에 담았던 내용입니다. 케네디의 취임 연설문은 6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연설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요.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쟁이 끝난 지 채 10년이 되지 않아 냉전이 극에 달했습니다. 그런 시대적 맥락에서 연설문을 읽어보면 절로 박수가 쏟아져 나올 것만 같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우리가 조국을 사랑하는 만큼 조국도 우리를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1985년 영화 람보2의 마지막 장면에서 실베스터 스텔론이 했던 대사입니다. 역시 람보2에서 명대사라고 평가받는 장면 중 하나이지요. 이 영화는 냉전이 약화하고, 구소련에 개혁과 개방의 물결이 일던 바로 그 시기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저는 케네디의 연설문에서 '국가(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람보의 대사에서 '개인을 위한 국가(전체)의 역할'을 중요한 강조점으로 읽었습니다.

파리올림픽이 끝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단체 구기 종목에서 모두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최근에 열린 올림픽 중 가장 작은 규모의 선수단을 보냈습니다. 총 144명의 선수밖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지요. 때문에 메달 획득 예상도 비관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대한체육회는 금메달을 5개 정도로 예상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결과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역대 최대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물론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대부분 축제를 즐긴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유일하게 대회가 끝나고도 마음이 편하지 못한 선수가 있어 보입니다. 바로 배드민턴의 안세영 선수입니다. 안 선수는 금메달을 딴 후 협회에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는데요. 물론 협회에서도 반박자료를 내놓은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배드민턴 선배인 하태권씨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협회가 한 선수에게 맞추기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협회는 규정안에서 전체적인 시선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협회는 개인이 아닌 전체 선수 관리를 위해 규칙과 규정을 만들었을 것이다. 협회가 한 선수에게만 맞춰줄 수는 없다'.

현재 여러 단체에서 조사 중이어서 정확한 문제가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요. 저는 여러 논란을 떠나 시대의 흐름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개인 VS 전체'의 논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개인을 위해 전체(단체)가 좀 더 배려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전체(단체)를 위해 개인이 조금 희생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물론 하태권씨의 지적처럼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님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북한과의 대립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입니다. 스포츠에서 북한과 다른 나라가 싸우면 다른 나라를 응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도 많았던 시기이지요. 하지만 더 이상 체제 우월성이 관심사가 아니면서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는 그 기반을 잃게 되었습니다. 특히 MZ세대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들은 개인의 개성과 성과를 중시하고 그 성과에 대해서도 존중받기를 원하지요.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것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았지요.

마이클 조던도 NBA에서 선수로 뛰던 시절 협회의 규정을 위반해 매 경기 벌금을 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조던은 벌금보다 후원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훨씬 많아 규정 위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물론 시장의 규모나 문화적 환경 등이 완전히 달라 안 선수의 사례와 비교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안 선수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개인 VS 전체'의 논쟁을 대표하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느 개인이든 회사든 단체든 닥치게 될 문제라는 뜻이지요. 아무쪼록 지혜를 모아 슬기로운 해결책을 찾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