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은 영국 스토크맨더빌 병원이 2차세계대전 부상 병사들의 재활 프로그램으로 개최한 양궁대회가 기원이다. 1960년 '국제 스토크맨더빌 게임'을 올림픽 개최지인 로마에서 개최하면서 국제 장애인 스포츠 제전으로 격상됐고,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올림픽 시설을 활용한 패럴림픽 개최가 시작됐다.
패럴림픽은 하반신이 마비된(paraplegic) 장애인의 올림픽이란 뜻이다. 지금은 '함께'(para)와 나란히(Parallel)로 새긴다. 모든 장애인이 참여하는 올림픽이자, 동·하계올림픽과 같다는 의미다. 1988년 '서울장애자올림픽'이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라는 법정 명칭으로 바뀐 데에는, 장애인 인권 확장과 차별 철폐에 기여한 패럴림픽의 역사가 있었다.
오늘 새벽 3시 2024 파리 패럴림픽이 개막했다. 184개국 4천400명의 선수들이 22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우리나라는 83명의 국가대표가 17개 종목에 출전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밝힌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순위 20위가 목표다. 최대 관심사는 '보치아' 10연패 달성 여부다. '골볼'과 함께 패럴림픽 고유 종목인 보치아는 공을 표적구에 가깝게 붙이는 경기다. 이번에도 금메달을 획득하면 양궁 여자단체 10연패와 견줄 위업이다.
경기도에선 7종목에 13명이 출전한다. 리우 패럴림픽 수영 3관왕인 조기상이 도쿄 패럴림픽 무관의 수모를 씻을지 주목된다. 유일한 10대인 서민규(안산)는 보치아에 출전한다. 인천에선 철인3종 경기에 김황태 선수가 핸들러인 아내 김진희씨와 레이스를 함께한다.
'올림픽에서는 영웅이 탄생하고 패럴림픽에는 영웅이 출전한다.' 패럴림픽의 정신을 함축한 명언이다. 국가대표들의 장애를 일별하면 그 의미를 저절로 깨닫는다. 하지만 늘 말의 성찬으로 끝난다. 눈에 보여야 영웅이다. 패럴림픽 때마다 올림픽에 비해 터무니 없는 언론의 무관심이 도마에 오른다. 낯이 뜨겁다.
수백, 수천건의 장애인 인권 보도 보다 패럴림픽 전종목 생중계 한번이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테다. 파리 올림픽의 감동이 말라간다. 메달 색과 상관없이 모두 월계관을 써야 마땅한 영웅들이다. 그들의 서사를 눈앞에 펼쳐 놓기만 해도 우리 사회의 연대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다채널 시대다. 공영방송의 패럴림픽 전 경기 생중계, 결단할 가치가 있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