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섬집아기'는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드는 애잔한 풍경을 그렸다. 시인 한승원은 '바다에 떠 있는 섬만 섬이 아니고 혼자 있는 것은 다 섬입니다'라며 외로운 인간 군상을 섬에 은유했다. 심상 위에 떠있는 섬은 호젓하고 고독하기까지 하다.
고요하던 인천의 섬마을은 육지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생기가 넘친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서남쪽으로 44㎞, 쾌속선에 몸을 싣고 1시간 10분을 내달리면 손가락바위로 유명한 소이작도에 도착한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난민들이 해적활동을 했다 하여 '해적이 은거한 섬' 이적(伊賊)도라고 불리다가 이작(伊作)도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5개 코스로 구성된 소이작도 갯티길은 산과 바다의 풍광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바다생태마을 포토존 조형물과 오브제 앞에서 추억을 기록하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여행자센터에 들러 차 한 잔의 여유와 둥굴레·고사리·조릿대 등 특산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순우리말 '큰물섬'에서 유래된 덕적도(德積島)는 이름처럼 서해 덕적군도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1920년대 말 한때 '민어파시'가 흥했음을 상징하듯 진리도우선착장 앞 어부상이 맞이한다. 지금은 수산물보다 농산물 생산량이 많은데, 브랜드 '단호박은 진리다'가 이를 증명한다. 진리해변 근처 마을카페 '호박회관'은 핫플레이스다. 해풍이 키운 단호박 양갱·쿠키·컵케이크의 건강한 달달함에 입이 즐겁다.
꽃게로 유명한 평화의 섬 연평도, 해바라기 정원이 바다처럼 일렁이는 교동도 난곳마을, 솔향기와 노을이 아름다운 대청도 모래울동, 하늬바람도 쉬어가는 자색 빛의 섬 자월도를 놓치면 서운하다. 또 스토리가 있는 문갑 도시락(島時樂), 살고 싶은 갯벌 주문도, 서해청정섬 소청마을, 덕적도 으름실 특화작물마을, 강화도 생설미마을, 동녘노을빛 사랑 석모도, 영흥도 섬나들이 진두마을·십리포랜드·행복공동체 소장골마을까지 총 15곳의 섬마을이 인천시와 행안부가 손잡은 '특성화 사업'이라는 이름아래 변신 중이다. 인천에는 192개의 섬이 있다. 수려한 풍광과 색다른 체험은 육지사람들에게 위안이자 치유다. 마음 한편에 나만의 보물섬 하나쯤 띄우면 좋지 아니한가.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