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시행후 행정인력 '균등 채용'
농산촌 지역 "학생 적어 돌봄 충분
통학버스도 더 필요… 참여 어려워"
오는 2학기 초등학교 늘봄학교 전면 시행과 관련해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 내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행정 업무 인력을 배치했으나, 돌봄 수요가 없는 일부 농산촌지역 학교에도 균등하게 인력을 채용한 것을 두고 '행정력 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앞서 1학기 975개교를 대상으로 정원외기간제교사를 채용했고, 2학기에는 나머지 367개교에 기간제근로자를 배치했다. 가평과 포천, 안성 등 농산촌지역 11개교는 현재 채용이 진행 중이며 이 같은 2학기 행정 인력 인건비 등에만 81억여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농산촌지역 학교의 경우 학생 수 자체가 적고, 이미 기존 방과후·돌봄교실 등으로 수요가 충족돼 추가 늘봄학교 운영이 필요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도내 전체 학교에 행정 인력이 일괄 배치된 점을 두고 행정력과 예산이 불필요하게 투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농산촌지역의 경우 원거리에 사는 학생들이 대부분 통학버스를 이용 중인데, 소수의 학생을 위한 추가 버스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늘봄학교 참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전교생이 50명 내외인 도내 한 초등학교 교감은 "1학년(7명) 모두 기존 돌봄교실에 들어가 있어 추가 늘봄학교 수요가 없다. 담당 인력이 와도 할 일이 없는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통학버스를 타고 다녀 아침·저녁 돌봄을 하려면 추가 차량 배치가 필요한데 예산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차라리 지역 내 자치센터에 여러 학생들을 모아서 돌보고, 교육청은 차량 운영을 위한 예산 등을 지원하는 게 농산촌지역 돌봄체계에는 훨씬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통학버스 문제로 늘봄학교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학교도 있고 내년 통폐합이 예정된 학교도 있지만, 이 같은 각각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인력 배치를 두고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내년부턴 새로운 늘봄학교 프로그램뿐 아니라 기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등 모든 돌봄 업무를 통합한 늘봄전담조직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 같은 행정 업무를 교사에게 부담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학교별 행정 전담인력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