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9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회견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 기자회견이었다. 기자회견은 현안인 연금과 의료개혁 관련 질문에 이어 정치, 외교안보, 사회분야 질문으로 이어졌다. 총선 이후 국정운영 방향을 비롯하여 국정 현안이 누적되어 있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정작 얽힌 정국을 돌파하려는 정부의 의지나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미흡했다.

연금개혁과 관련된 쟁점에 대한 질문도 연금개혁 배경에 관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지속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소득 보장 등 3대 원칙을 길게 설명했다. 정작 청장년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 야당은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질문을 피해 나갔다.

의대증원 문제와 의료붕괴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이 거듭 나왔지만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의대증원은 마무리된 것이라고 못을 박아 버렸다. 지방의 의료공백, 필수의료 살리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고 국민적 지지만 호소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는데 의료개혁 때문이 아니라 만성적인 응급실 의사 부족이 근본적 원인이라며 역대 정권에 책임을 돌렸다.

뉴라이트는 인사문제와 함께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어 왔으나 무슨 뜻인지 몰라 어떤 입장도 없다고 밝혔다. 스스로 인사원칙은 역량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뉴라이트 논란이 국가관과 역사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해 진지한 태도로 설명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면 용산대통령실은 국민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거나,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늘어놓은 국정홍보 자리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현안의 해결보다는 '마이웨이'식 고집이 두드러진 탓에 정국 안정을 기대하는 여론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4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개혁은 국민적 지지 없이 추진할 수 없다. 불행히도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바닥이다. 국민적 지지 없이 당정 갈등이나 첨예한 여야 갈등을 딛고 어떻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인가. 대통령에겐 소통을 강화하여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협치를 통해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